80명 규모 지주전환 TF 마련…인가·설립·운영방안 등 준비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우리은행이 업계 2위 탈환을 위해 속도를 낸다.

우리은행은 종전 국민은행에 이어 업계 2위 이었지만, 2000년대 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업계 4위로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말 취임한 손태승 은행장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올해는 업계 3위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앞두고 우리은행이 계열사 임직원 80명으로 이뤄진 대규모 태스크포스(TF)를 최근 마련했다.

이들은 전략, 재무, 인사, 리스크관리, 정보기술(IT) 등 분야 통(通)으로, 주주총회 소집과 지주 설립 등기, 지주사 주식 상장 등 지주사 전환 관련 업무 전반을 맡는다. TF는 아울러 경영계획과 자금조달 계획 수립, 규정 제정, IT(정보기술) 개발, 인사제도 마련하는 등 지주사 출범 이후에도 대비한다.

우리은행 서울 중구 본점./사진=정수남 기자

우리은행은 내달 28일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 방안을 의결하고,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를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우리은행이 지주사 출범까지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우선 자본 확충이다.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3.8%포인트 정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관련 법령에 따라 지주사 전환 시 자산 위험도 평가 방법이 종전 내부등급법에서 표준등급법으로 바뀌면 위험가중치가 높아져 자본비율이 줄어든다.

실제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할  경우 BIS 비율이 15.8%(9월 말 현재)에서 12%로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TF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카드와 우리종금 등을 자회사 전환하는 등 몸집 불리기도 시급하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할 경우 우리은행 등 자회사가 6개사로, KB금융그룹 13개사, 신한금융지주(14개사), 하나금융지주(11개사) 보다 적다.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확층이 시급하지만, 시장에 마땅한 물건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업계는 강조했다.

최근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에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지주에 각각 안기면서, 2000년대 팔린 우리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이 우리금융지주에는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TF는 부동산신탁,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인수합병(M&A)을 우선 추진하고, 보험과 증권 분야 진출 계획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의 99%를 차지하는 우리은행의 비중을 줄이고, 지주사의 수익을 다양화하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이 시급하다”며 “시장에 마땅한 물건이 없기 때문에 신규 진출 여부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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