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경제 중심축은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나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홍 후보자는 이날 지명자 발표 직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문제에 대해 경제팀과 청와대 정책실·수석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홍 후보자의 발언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엇박자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동안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엇박자로 인해 김동연 패싱론이 불거졌고, 그때마다 경제컨트롤타워는 경제부총리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리고 이날 홍 후보자 역시 경제타워는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서 끌고 가야

홍 후보자가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서 끌고 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경제컨트롤타워 논란때문이다.

경제정책의 밑그림은 청와대 정책실장이 그린다면 경제정책을 이행하는 작업은 경제부총리가 담당한다.

문제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그동안 이견을 너무 많이 보여왔고, 이로 인해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대폭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김 부총리는 속도조절론을 주장한 반면 장 실장은 기존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로 인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갈등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도 혼선이 빚어왔다.

특히 청와대가 경제 현안에 대해 사사건건 개입하는 모습이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바탕으로 수정된 정책을 이행해야 하는데 그동안 김 부총리가 수정된 목소리를 내면 청와대가 개입해서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서 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청와대가 만기친람(萬機親覽)을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 수석의 역할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인데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수석은 자기 목소리를 너무 강하게 냈으며, 이에 따른 비판도 꾸준하게 제기됐다.

특히 청와대가 행정부를 장악하면서 행정부 독립성이 상당히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더욱더 경제 정책을 이행해야 하는 기획재정부가 청와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경제 정책의 혼선이 빚어졌다.

이런 이유로 야당 내부에서 청와대 수석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홍 후보자의 발언은 이제 경제타워는 자신이라는 점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남기-김수현의 박자는 과연

김동연-장하성의 박자는 엇박자인 반면 과연 홍 후보자와 김수현 청와대 신임 정책실장의 박자는 어떤 박자일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김 실장이 청와대 사회수석을 지낸 인물이면서 특별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홍 후보자가 경제타워의 실권을 장악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김 실장이 경제 분야를 제대로 모른다는 야당들의 지적도 있다시피 경제 분야에 대한 확실한 검증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두 사람의 박자는 한동안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컨트롤타워는 자신이라는 점을 천명함으로써 앞으로 경제는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