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하락에 신형 말리부·대형 SUV 트래버스 투입…“회복세 속도”
호주에 첫 직영점 이달 개설, SUV 시장 공략…“수출 증대에 주력”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국산차 업체 가운데 한국GM과 쌍용자동차가 각사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면서 성장에 속도를 낸다.

한국GM은 올해 말 인기 중형 세단 신형 말리부를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철수설, 생산과 연구개발 법인 분리 등으로 내수 판매가 역성장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한국GM은 지난달 수출에서 19.9%(4883대) 증가한 3만17664대로 6월 이후 4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내수 판매는 8273대로 전년 동월(7672대)보다 7.8% 상승에 그쳤다.

한국GM이 올해 말 선보일 인기 중형 세단 신형 말리부. 사진제공=한국GM

이번에 선보일 신형 말리부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완전 변경 모델 못지 않게 새로운 트림과 변속기 등이 적용됐으며, 디자인도 대폭 개선됐다. 안전편의 사양이 대거 추가된 것은 기본.

신형 말리부는 기존 6단 자동변속기 대신 무단변속기(CVT)를 탑재해 주행 성능과 연비를 효과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1년 하반기 한국에 선보인 8세대 말리부의 경우 킥다운 현상과 변속 충격 등을 이듬해 아이신 6단자동변속기를 적용하면서 해결했다”며 “이번 CVT는 말리부의 차급을 업그레이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말리부는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하면서 차체도 극단적인 유선형으로 세련미를 극대화했으며, 인테리어 역시 인포테인먼트3 시스템을 기본으로, 8인치 터치스크린 등으로 최근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구현했다.

국내 출시 예정인 신형 말리부는 기존 1.5리터와 2리터 가솔린 터보모델, 하이브리드 모델 외에 디젤 엔진 모델을 새롭게 추가했다.

신형 말리부 1열. 고급스러움과 편의성이 강화됐다. 사진제공=한국GM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통해 국내 고객을 유혹한다는 게 이 회사 전략이다.

이어 한국GM은 내년 1분기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들여온다.

트래버스가 현재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기아차 모하비의 대항마인 셈이다. 여기에는 최근 대형 SUV 수요가 풍부하게 발생하고 있고, 여전히 SUV 판매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 올해 1∼9월 내수 판매에서 모든 차급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같은 기간 SUV 판매는 11.2% 급증했다.

한국GM은 소형 트렉스, 중형 이쿼녹스, 대형 트래버스 등 SUV 라인업으로 내수 회복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는 향후 내수 판매를 주도할 모델로, 앞서 해외에서 먼저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았다”면서 “당분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경쟁력 있는 GM 모델로 내수 판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체 개발 신차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선보이고, 수출과 내수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덧붙였다.

SUV 전문기업 쌍용차는 급락하는 수출 물량 회복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이달 사상 처음으로 호주에 직영점을 개설한다.

쌍용차는 이달 호주에 직영점을 개설하는 등 수출 증대에 나선다. 올초 출시 이후 인기 고공행진 중인 렉스턴 스포츠. 사진제공=쌍용차

광활한 영토를 가진 호주에 최적화된 차량이 SUV이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렉스턴W, 렉스턴스포츠, 코란도C와 티볼리 브랜드 등 자사의 인기 라인업을 현지에 대거 투입한다.

아울러 쌍용차는 자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러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판매 회복을 위해 마케팅에 주력한다.

현재 영국에서는 쌍용차 티볼리 브랜드 홍보대사인 축구선수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씨가 티볼리를 타면서 쌍용차 몸값을 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쌍용차는 영국 자동차 소유주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쌍용차는 여전히 강세인 남미 시장과 함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국산차 불모지와 함께 자동차 1번지인 미국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쌍용차는 연간 자동차 판매 세계 1위국인 중국 시장 진출은 다소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다. 쌍용차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전 현지 기업과 합작으로 진출을 타진했으나, 사드 보복으로 무산됐다.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소연 씨는 티볼리 홍보 대사로 쌍용차의 몸값을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경제 보복이 완화되기는 했으나, 진출 시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상황이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드 보복 관련,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발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해외 시장의 경우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며 “아직 평택공장의 생산규모가 연산 능력의 60%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내수 판매 회복과 수출선이 살아날 경우 다양한 지역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쌍용차는 내수에서 전년 동월보다 36%(2668대) 급성장한 1만82대를 판매하면서 2월부터 9개월 연속 업계 3위를 차지했지만, 이 기간 수출(3270대)은 1.8%(60대) 역성장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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