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잡기 위해서 필요 vs 경제 체력 약해졌다

▲ 코스피가 36.15포인트 하락하며 2,027.15로 장을 마감해 4일 연속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코스피가 2000선도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한국은행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11월에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물경제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으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어졌다.

해외로 빠져 나가는 외국인 투자자를 붙잡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우리나라 경제 체력이 상당히 약해진 점을 감안한다면 쉽게 인상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29일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금리 인상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추락하는 증시에는 날개가 없는 듯한 모습이다. 10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월간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증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낙폭이 최대로 커진 이유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은 물론 우리 기업 및 경제의 체력이 상당히 약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우리 증시의 폭락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9일 긴급회의를 열어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자금 5천억원을 긴급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떨어지는 주가를 정부가 개입해서 일단 막아보겠다는 계획이지만 자본시장을 떠나는 외국인의 발길을 붙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금리 인상이 만병통치약?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 한국은행은 1.50%로 금리를 동결시켰다. 이후 미국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폐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주가도 폭락을 했고, 우리나라 증권가도 패닉 상태에 빠졌다.

외국인 투자자가 급속도로 빠져 나가면서 주가는 하향 곡선을 급격하게 그리기 시작했다. 이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워졌고, 지난 22일 국감장에서 이 총재는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하게 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일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주가 하락이 채권 시장과도 연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도 팔아치우기 시작한다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이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금리 동결보다 더 큰 파장 불러일으킨 경제 체력 약화

그 이유는 금리 동결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경제 체력 약화 때문이다. 9개월째 고용 지표는 빨간 불이 계속 켜졌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잠정치를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도 경제성장 역시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다.

더욱이 금리 인상이 주택담보대출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금리 인상을 섣불리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한은이 금리 인상을 포기하고 동결로 갈 가능성도 있다. 이 총재가 ‘실물경제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으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나온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해외로 나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주식사장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부정적인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주가 하락 가능성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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