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도입에도 신입공채 남녀 합격비율(65:35) 고정 의혹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지난해 금융기관의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산업은행 및 기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등 국책은행이 지난해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지만 ‘성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에 따르면, 최종합격자의 남녀 비율이 고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블라인드 도입 전인 지난 2016년도 신입 공채와 2017년도, 2018년도 합격자 비율이 65:35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산업은행 역시 2016년도 신입공채와 2017년도 합격자 남녀성비가 65:35로 같았다. 지난 2013, 2014, 2015년도의 경우 합격자의 성비가 70:30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특히 2013년도와 2014년도는 채용 인원은 달라졌지만, 남녀성비는 71.4:28.6으로 소수점까지 일치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블라인드 도입 첫해인 작년, 여성 합격자 비율이 42%까지 올랐다. 이는 최근 5년간 기업은행 공채 합격자 평균 여성비율 33%에 비해 10% 가량 웃도는 결과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여성 최종합격률은 32%로 16년도와 똑같은 수준의 성비가 나타났다.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시중은행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됐고, 성차별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현재까지 금융권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가 이어져왔다.

이후 금융권은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지만 성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남녀 채용 비율이 블라인드 채용 전이나 그 이후나 똑같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은밀한 성차별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 채용에서 은밀한 성차별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 기관 채용에서는 공정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은, 임원급 여성 제로(0)

한편, 산업은행 내 1급 이상 임원급에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산은의 ‘성차별’이 만연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산은에서 ‘직급별 남녀 임직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임원급 고위직 102명이 모두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2∼5급 일반직 정규직 사원 2265명 중에도 남성이 1654명으로 전체의 73.0%를 차지하면서 '남성 중심' 조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5급 내 여성의 비율은 44.2%, 4급 31.1%, 3급 17.3%로 조사됐으며 2급은 3.4%로 여성에게 산은은 '유리천장'이나 다름없다.

반면 특정직 547명 중 여성 비율은 502명으로 91.8%에 달했다. 특정직은 채용, 이동, 승진, 보수 등에서 일반 정규직과는 별도 인사체계에 따라 운영되면서 차등이 있어 '2등 정규직'으로 불린다.

김 의원은 “여성 행원들을 2등 정규직 별도 직군으로 관리하며 승진과 급여에 차등을 두는 반면 고위직 여성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은행권 전반의 현실”이라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앞장서서 유리천장을 깨뜨리고 2등 정규직 문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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