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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대화, 신뢰 회복은 ‘미지수’北, 美 INF 탈퇴에 주춤...美, 서두를 이유 없어
   
▲ 역사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불과 얼마 전까지 급박하게 움직이던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제2차 정상회담을 2019년 1월 1일 이후에 열릴 수 있다면서 느긋한 자세를 보였고, 북한은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양국간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거리 핵전략 조약(이하 INF)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북한은 미국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이는 불과 얼마 전까지 비핵화에 한발 다가간 듯한 미국과 북한의 모습과는 완전히 대비된다.

이에 연내 종전선언은 물론 대북 제재 완화 역시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야말로 시계(視界)가 제로이다.

긴박하게 돌아갔던 미국과 북한

지난달 18~20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이어 25일 한미정상회담,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곧 만남을 가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분위기는 보름도 안돼서 180도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11월 중간선거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미국 정가에서는 2019년 1월 1일 이후로 내다봤다.

정상회담이 늦춰지더라도 실무진 접촉이 있어야 하지만 ‘스티브 비건-최선희’의 접촉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곧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면서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미국과 북한은 각종 소문만 난무하게 됐다.

구체적인 뼈대 만들어야 하는 비핵화

미국의 입장에서 느긋한 태도를 보인 이유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뼈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차 회담은 1차 회담과 달리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만들어져야 한다. 6·12 싱가포르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남을 가진 것에 의의가 있다면 2차 회담은 비핵화와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가 구체화돼야 한다.

또 2차 회담에서는 미국이 상응조치를 북한에게 안겨줘야 하는데 ‘종전선언’ 혹은 ‘대북 제재 완화’이다. 문제는 섣불리 안겨줄 경우 자국 내 여론의 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즉, 비핵화의 구체적인 뼈대를 만든 후 공식적인 발표와 함께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선물로 안겼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미국 내 여론의 역풍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 협상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보다 확실한 비핵화의 뼈대가 만들어졌다고 판단되면 그때 2차 회담을 가지겠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지난 7일 면담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 신뢰하지 못하는 북한

문제는 북한이 미국을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자신들은 비핵화 단계를 밟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미군 유해 송환, 핵실험장 파기 사찰 허용 등 지속적으로 비핵화 단계를 밟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아직도 요지부동이다. 이런 점이 북한으로서는 초조할 수 밖에 없고 미국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INF 탈퇴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면서도 미국은 중거리 핵전략 조약을 탈퇴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훗날 북한과도 비핵화 협상을 체결해도 혹시 파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낳게 만들기 충분하다. 왜냐하면 미국은 이란 핵폐기 협상과 관련해서 파기를 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을 신뢰해야 할 국가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이 영구불변하고 돌이킬 수 없는 체제 안정 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러-중 삼각편대, 불편한 트럼프

여기에 북한이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적 활동을 더욱 넓히고 있다. 다음주 김 위원장이 외교 활동을 넓히는 일정이 잡혀있으면서 자신의 우방국과 스킨십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비핵화 협상과 그를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 내면 미국의 영향력 하에 북한을 들어오게 해야 하는 최종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와 중국이 자꾸 북한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골치 아픈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비핵화 협상 테이블을 앞에 두고 미국과 북한은 고도의 치밀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먼저 앉는 사람이 패배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서로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급할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급한’ 상황이다.

이런 밀고 당기기는 아마도 새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2차 정상회담은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고도 한참 세월히 흐른 후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도형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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