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양아들 사칭한 가짜 이강석, 경북도지사에게 덜미 잡혀

▲ 사진출처= 청와대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대통령 등 사칭 편취 사례가 있다면서 국민들이 속지 말아달라는 당부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조 수석이 밝힌 사례는 사기 등 전과 6범 A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방 유력자 다수에게 대통령 명의로 ‘도와주라는 문자메시지를 위조송신해 피해자로부터 수억원을 편취했다.

또 다른 사례로 지난해 12월 피해자의 모친과 성동구치소에서 수감된 전력이 있는 B씨가 피해자에게 접근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알고 지낸 사이로 모친을 사면시켜주겠다는 조건으로 임 실장에게 3천만원을 건네줘야 한다면서 금액을 편취했다.

이것을 포함한 6건의 사례를 조 수석이 공개하면서 청와대 사칭 사기에 대해 절대 속아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이와 같은 사례들을 보고받고, 국민여러분께서 대통령 및 청와대 주요인사가 결부된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에 속아 막대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사칭 사기 사건은 역대 정부에서도 계속 발생됐던 것으로 그 수법은 다양하다.

가짜 이강석 사칭 사건

가짜 이강석 사건은 1957년 8월 30일 한 청년이 경주 경찰서에서 자신을 ‘이승만 양아들 이강석’이라고 사칭한 사건이다.

이강석씨는 이기붕 전 총리의 아들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83세 생일에 맞춰 양자로 입적됐다.

그런데 그해 8월 경주경찰서에 갑작스럽게 청년이 나타나 자신은 이강석이라면서 “아버지의 명을 받고 경주지방 수행상황을 살피러 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당시 경주경찰서장은 물론 군수, 시장 등이 “대통령 각하의 아드님께서 여기까지 와주셔서 한평생 영광입니다”라면서 온갖 아양과 아첨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극진한 대접은 물론 경호차까지 제공을 받다 관광을 했고, 영천 경찰서에서도 대접을 받는 등 경북 일대를 돌면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진짜 이강석씨와 안면이 있었던 경북도지사에 의해 3일 만에 가짜로 들통 나면서 체포됐다.

이 사건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강석씨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노무현 비자금 세탁팀 사칭, 은행돈 7조원 가로채려해

지난 2005년에는 ‘청와대 비자금 세탁팀’을 사칭해 은행돈 7조원을 가로채려던 사기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청와대 비자금 세탁팀 요원들로 행세하면서 은행원들을 속여 7조원을 인출하려고 했다.

이들은 청와대 마크가 찍힌 은행통장 사본을 보여주며 “이 통장 안에 역대 정권의 비자금 6조 9천300억원이 들어 있는데 자금 세탁을 도와주면 10%를 대가로 주겠다”고 속였다.

하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은행원들이 신고를 하면서 결국 미수에 그쳤다.

2015년에는 40대 여성이 청와대 비자금 관리를 사칭하며 사기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다단계 화장품 영업사원인 여성이 청와대 비자금으로 해외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월 20% 이상 고수익을 보장한다면서 지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해 6억 8천만원 상당의 금액을 가로챘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청와대 출입기자, 청와대 사칭

지난 2005년에는 일본 유력지 청와대 출입기자가 청와대에서 받은 기념품 상장에 청와대 수석이 쓴 것처럼 위조카드를 만들어 모 금융기관 서울본부장에게 보내 자신의 친구가 인테리어 공사를 딸 수 있도록 청탁을 했다가 경찰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위조 카드에는 “청와대를 출입하는 XXX 기자가 본부장을 만나 뵙고 싶어합니다. OOO 신문은 한국에 우호적인 신문으로 대통령님께서 매우 좋아하시는 신문입니다.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시고, 도와주실 수 있으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기자는 친구와 동업을 하다 사업에 실패하면서 친구에게 일감을 마련해주기 위해 청와대 사칭 사기사건을 벌였다.

MB 청계재단 직원 사칭

지난 2012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장학재단 ‘청계재단’ 직원을 사칭해 금융기관에서 10억원을 가로채려고 했던 30대가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람은 안동농협 조합장을 찾아가 청계재단에서 일하는 비서라고 소개하면서 대통령 비자금 15억원을 돈세탁해달라고 요구했다.

범인은 지퍼에 자물쇠를 채운 검은색 스포츠가방을 보여주면서 “현금 15억원이 들어있다. 열면 센서가 울린다”면서 지퍼를 조금만 벌려 내용물을 보여줬다. 물론 안에 든 내용물은 위조지폐였다.

범인에 대해 의심을 했던 조합장은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잠복해 있던 경찰에게 덜미가 잡혔다.

박근혜 시절 전화 한 통에 대우건설·KT 취업

지난 2013년 8월 대우건설 사장실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남성은 “나는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입니다. 조XX 장로를 보낼테니 취업시켜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통화 내용이었다.

이 말 한 마디에 조모씨(52)는 대우건설 부장급으로 채용됐다. 하지만 조모씨는 사기 전과 2범이었다.

이후 조씨는 1년간 대우건설을 다녔고, 2014년 7월 KT 황창규 회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조씨는 “10년전부터 VIP(박근혜 전 대통령)를 도와왔고 지금도 VIP를 한 달에 한 두 번 면담하고 직언하고 있다”면서 취업 청탁을 했다.

하지만 조씨의 말을 의심한 황 회장은 청와대 비서실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면서 조씨의 사기 행각은 끝났다.

감언이설과 청와대 문양 보여줘

청와대 사칭 사기 수법의 공통점은 ‘청와대 비선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청와대 문양 마크’가 담긴 물건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주로 봉황이나 청와대 문양이 담긴 명함 등을 제시하면서 마치 자신이 청와대에서 일을 하거나 청와대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온갖 감언이설로 사람을 속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청와대 사칭 사기사건의 범인이라는 점이다.

만약 청와대와 관련이 있다면서 접근을 해올 경우 청와대 민원실에 문의를 하면 금방 확인을 해주기 때문에 의심이 들면 무조건 청와대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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