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 현실화가 뭐기에...“1만 4050원 인상하라”

▲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 현실화를 위한 결의대회'가 열렸다. 여성 참가자들이 '수가를 1만 4050원 인상하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노인이나 장애인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숭고한 희생정신을 갖고 있지만 현실은 비참하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업’(이하 바우처 사업)이라고 지칭하는데 지난 2007년 정부가 사회서비스 이용자의 선택권 보장과 서비스 품질보증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지나치게 낮은 수가 책정으로 사회서비스 제공 현장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고, 이에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그들은 모여서 목소리를 냈다.

사회서비스 제도개선 공동행동은 이날 내년도 바우처 사업의 수가를 1만 4050원 이상으로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 현실화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돌봄 노동자도 노동자라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저임금 보다 못한 서비스 수가

송유정 한국돌봄사회적협동조합 정책위원은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됐지만 바우처 수가는 이런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한 채 결정됐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내년도 바우처 수가를 1만 2960원으로 책정했는데 바우처 사업 지침에 따라 인건비 75%, 사업비 25%가 적용되면 서비스 노동자에게는 돌아가는 돈이 고작 9720원이다.

문제는 바우처 수가는 최저임금과 4대보험, 주휴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 최저임금과 비교할 때 1090원이라는 부족분이 산출된다.

이에 이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에 맞춰 1만 4050원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이날 집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윤혜연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회장은 “바우처 사업을 접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기로에 서있으며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앞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매년 지속돼 온 최저임금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바우처 수가에 의해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은 희망이 절망으로 이어졌으며 사회서비스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공동행동 측은 의견을 피력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 현실화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한국돌봄사회적협동조합 송유정 정책위원은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가 최저임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로 창피하게 만들고 있어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양명자 부위원장은 정부에게 현실화를 요구해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윤남용 부지부장은 “저임금으로 인해 사회서비스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사회적협동조합 양지돌봄 홍란선 요양보호사는 “울고 싶다.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삶이 생각과 현실이 다르다. 수많은 사람들을 돌봤는데 그들이 떠날 때마다 가슴은 찢어진다. 그런데 최저임금도 못 받아 요양보호사로 더욱 창피하게 만들고 있다. 국가가 책정한 수가가 너무 낮기에 적당한 수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사회서비스 노동을 하찮은 노동으로 인식하면서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만 양산하게 됐고,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언제나 나쁜 일자리로 인식됐다는 것이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 현실화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다사리분회가 스포츠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돌봄 노동자도 노동자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돌봄 노동자도 노동자다”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자신의 처지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집회 참석한 한 요양보호사는 “국회가 우리들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자는 취지로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는 곧 새해 예산 심의를 앞두고 있다”면서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조차 지킬 수 없는 이 예산의 기본 골격부터 다시 잡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국회가 어떤 기준에 의해 사회서비스 바우처 수가가 결정나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다사리분회 스포츠댄스 시범과 공공운수노조 국립오페라지부에서의 오페라 공연은 물론 결의문 낭독 및 박 터트리기, 종이찢기 등의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집회 참석자 중 한 사람은 “우리가 길거리로 나선 것에 대해 국회의원들도 알아줬으면 좋겠고, 정부도 알아줬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국민들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애절하게 호소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