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때 처럼 대규모 토목 SOC와 차별화된 생활SOC 투자확대’

▲ 문재인 대통령./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백운악 기자] 문재인 정부가 전통적 SOC(사회간접자본)에 예산을 축소하고 생활SOC 예산을 확대하면서 여야뿐만 아니라 건설업계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6일 수석보좌관 회의와 9월4일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을 방문해 도서관, 체육시설, 보육시절, 문화시설 등 생활SOC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토목사업을 언급하며 생활밀착형 SOC사업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대규모 토목 SOC와 차별화된 생활 SOC 마련을 위해 중장기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따라 정부는 내년 생활 SOC 예산을 5조 8000억원에서 8조 7천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매칭되는 지역예산을 포함하면 1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전통적 SOC 예산은 줄이고 있다. 작년 5월 정부가 출범한 이후 올해 처음 편성한 정부 SOC 예산은 19조 1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4%에 불과했다.

이중 도로·철도 등 국토부 소관 SOC 예산은 15조 2000억원으로 작년대비 20.4%가 감소했다. 여기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41조 7000억원이 늘어났지만 SOC 예산은 축소됐다.

내년도 SOC 예산은 올해보다 2.6% 줄어든 18조 5000억원이며 이중 국토부 소관 SOC 예산은 14조 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3% 줄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신규 사업이 총건설예산의 1.2%에 불과한 1779억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업계에서는 예산 1조원당 1만4000개 일자리로 계산하는데 이대로라면 4만5000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생활 SOC 예산 확대에 대해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종사자는 “아침에 일어나 도서관에 가고 체육시설을 가고 문화시설을 방문하는 데 모든 행위에 상하수도, 도로, 철도, 항만, 공항 같은 전통적인 SOC를 이용해야 한다”며 “아름다운말과 모호한 말로 포장했다”고 토로했다.

토한 전통적인 SOC인 댐과 도로, 교량 등 국가 주요 시설물의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면서 SOC 예산 축소에 대해 여야 모두 우려하는 입장이다.

지난 11일 국회입법조사처의 ‘국가주요시설물 노후화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된 지 30년이 넘은 고령화 시설물의 비율은 1종 시설물이 7.7%, 2종 시설물은 4.4%로 나타났다.

건설된지 10~29년 사이의 시설물이 49.8%를 차지해 향후 시설물의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우리나라보다 주요 시설물 노후화 문제가 우선 대두된 미국과 일본은 SOC 예산을 늘리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예산안에서 향후 10년간 2000억 달러를 민간.공공시설물 유지.보수 공사에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역시 사회기반시설 유지·보수비용이 2013년 5.1조엔에서 2023년 최대 7.3조엔까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 정부합동으로 ‘인프라 장수면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노후화 비율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관련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 안전이나 국토의 효율적인 개발뿐만 아니라 고용쇼크나 경제성장률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내년도 SOC 예산은 반드시 올해보다 증액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도 “SOC 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과거 정부부터 이어진 흐름”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현재 경제상황에 맞춰 예산을 유연성 있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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