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인분리 주총 앞두고 산은 비토권 행사 강조

▲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한국GM이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위한 주주총회를 19일 강행하기로 하면서 그야말로 폭풍전야이다.

제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예정대로 열렸고 노조와 정치권은 GM이 먹튀를 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산은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비토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주총회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GM 노조는 총파업을 결행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GM을 둘러싸고 잠잠한 날이 없다.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국민 혈세가 투입된 상태에서 반년도 안돼서 또 다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산은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도 GM에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점에 대한 비판 여론도 뜨겁다.

한국GM, 연구개발 법인 분리 강행...먹튀 논란 증폭

GM이 연구개발 조직을 분리해 연구개발 담당 신설 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 부평 본사의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부서 등을 통합해 별도의 R&D 법인을 만들어 분리하는 안건이 통과됐고,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짓는다.

이것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조와 정치권에서는 GM이 R&D 부문만 존속시키고 생산 부문을 정리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5월 18일 정부와 GM은 군산공장 철수라는 육참골단(肉斬骨端 : 살을 내주어 상대방 뼈를 취한다)을 내렸고, 이에 공적자금 8천억원을 지원했다.

그런데 5개월도 안돼서 또 다시 법인 분리 논란이 일어난 것은 GM이 결국 생산라인을 철수하겠다는 것으로 먹튀 논란이 일기에 충분하다.

R&D 법인을 따로 분리하게 된다면 생산법인이 남게 되는데 향후 주문이 끊기게 되면 공장 폐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먹튀 의혹을 제기했다.

물론 이에 대해 지나친 억측이라고 사측은 이야기하고 있다. 산업은행 투자를 확약받고 10년 단위의 정상화 계획을 세워놓았기에 철수할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GM은 본사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품의 차세대 디자인 및 차량개발 업무를 가져올 계획이라면서 먹튀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세계적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GM

사실 미국 기업인 GM은 이른바 ‘먹튀 기업’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GM이 해외 진출 이후 실적이 부진하면 해당 국가에 지원을 요구해 이익을 챙기고 회생이 불가능하면 철수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구사해왔다.

2009년 독일, 2010년 스웨덴 사브 공장, 2017년 호주 홀덴공장 등은 해당 국가의 지원을 받다가 지원이 끊기거나 거절당한 후 곧바로 철수를 했다.

이런 전력이 있기에 GM을 노조와 정치권이 신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GM이 어려움에 봉착하자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했고, 결국 우리 정부는 지원을 하기로 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법인 분리 작업을 한다는 발표가 ‘먹튀 논란’에 불을 당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뿔난 산업은행, 과연 비토권 행사의 운명은

제2대 주주인 산은은 법인 분리 소식에 단단히 화가 난 모습이다. 이에 산은은 주초 개최 금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소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예정대로 주총은 열리게 됐고, 이제 산은이 쓸 수 있는 수단은 비토권만 남았다. 산은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비토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한국GM이 현재와 같이 이해관계자 앞 충분한 설명과 협의 없이 법인 분할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입장문의 의미를 전했다.

그러면서 주주총회 결과를 지켜본 후 후속 법적대응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토권을 의미한다.

하지만 산은이 비토권을 행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산은이 갖고 있는 비토권은 총 17가지 특별결의 사항에 대해서만 행사할 수 있다.

이는 회사의 인수합병, 자산매각 등 한국철수와 관련한 특별결의사항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이에 GM측은 산은은 이번 법인 분리와 관련해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산은이 비토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GM의 법인 분리가 우리나라 철수와 연관된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만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GM에 돈만 쏟아붓고 별다른 권한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산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