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곳곳 실소 금치 못하는 장면 연출

10일부터 29일까지 국회는 국정감사를 연다. 국정감사는 국회 일정의 ‘꽃’이면서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런 이유로 국정감사에 국회의원들은 모든 열과 공을 쏟아 붓는다. 이번 국정감사는 문재인 정부 2년차 국정운영의 전반적인 것을 점검하는 자리이다. 특히 경제분야에서는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성장을 되돌아보는 중요한 자리이기에 뉴스워치에서는 국정감사 이슈를 집중점검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국회 국정감사가 중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곳곳에서 민간기업 불러다가 무조건 때리기부터 한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억지논리에 무조건 호통부터 치고 보자는 식의 국감으로 인해 수준 낮은 국감이 된다는 비판적인 지적도 나온다.

국회의원들이 기업인들을 불러놓고 무조건 따지고 보자는 갑의 태도에 기업인들은 무조건 “죄송하다”는 것으로 일관하면서 국감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코미디 같았던 과방위 국감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웃지 못할 코미디가 연출됐다.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화웨이 장비가 4기가 때 국내에 들어왔죠”라고 발언했다.

4세대(4th generation) 이동통신을 하드웨어 용량 등을 뜻하는 기가바이트 용어를 포함한 4기가(4GB)로 표현했다. 이후 박 의원은 4G를 4세대 이동통신을 통용하는 '포지'가 아닌 ‘사지’로 언급했다.

4G는 통신산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로 일상의 용어이기도 한데 박 의원이 ‘4기가’ 혹은 ‘사지’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매크로를 활용해 네이버 뉴스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 사태’에 대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에게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네이버 사태에 대해 같은 포털사로서 책임이 있지 않느냐”라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역시 업계에서는 ‘네이버’ 경쟁사인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게 사과를 하라는 것은 억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억지논리 내세운 삼성전자 A/S센터 지적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 정책위부의장)은 삼성전자 A/S센터 숫자가 단말기 판매 매장 숫자에 대비 0.6%에 그친다면서 삼성전자가 단말기만 팔고 A/S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김 의원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할 수 있는 유통구조는 갖춘 반면, 정작 휴대폰을 유지 보수할 수 있는 방안에는 소홀한 이유가 단말기 교체시기를 앞당기려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또한 김 의원은 현대자동차와도 비교를 했는데 현대차는 판매영업소보다 공식수리점을 더 많이 운영하는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800곳 수준의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 공식수리점의 경우 삼성 서비스센터보다 수도권 외의 지역에 더 많이 입점하고 있고 자동차 수리시장의 경우 사설업체가 활성화 돼 전국에 약 4만 5천개의 정비업체가 영업중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각 가정 당 보유대수가 1~2대에서 불과한 자동차와 달리 휴대전화는 이제 전 국민이 한 대 이상을 보유할 정도로 국민 필수품이 됐다”면서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1위 단말업체인 삼성전자가 판매량에 걸맞는 사후 A/S인프라 보강에 적극 나서길 주문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판매영업점 숫자와 A/S센터 숫자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단말기 판매업소는 단순한 지식을 갖추면 되고, 단말기가 부피가 작기 때문에 조그마한 매장에서 충분히 판매를 할 수 있지만 A/S센터는 기술자도 필요하고 부품도 대규모로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넓은 매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비교대상으로 제시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판매영업소는 각종 자동차를 전시해야 하기 때문에 넓은 매장을 갖춰야 하는 반면 수리점은 굳이 넓은 매장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면서 비교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동차 수리점은 부품 등을 판매해서 수익을 얻기 때문에 많은 수리점을 갖춰도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단말기 A/S센터는 단순히 단말기 수리 및 부품 교체에 치중하기에 이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서 판매영업점보다 숫자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즉, 판매영업점과 단순 비교를 해서도 안될 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의 수리점과도 비교해서도 안된다면서 “국감에서 튀어보이기 위해 과도한 억지를 부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억지논리와 면박주기 반복

국감이 억지논리와 면박주기로 일관했다는 것은 매년 나오는 지적사항이다. 하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관계자는 기업인들을 불러다가 호되게 질책하면서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무조건 억지논리를 갖고 질책을 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실제로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이 지난해 내놓은 국정감사 성적은 ‘C-’였다. 국회의원들이 오히려 참고인에게 면박을 받는 등의 모습이 연출됐다.

올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 스스로 공부를 하고 국감을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국회의원이라는 권위만 내세워 무조건 때리기부터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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