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미쳤다”...18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결정은 과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우리나라는 독감에 걸린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 경제도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들어 세 차례 금리를 인상했고, 그때마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연준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고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연준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연준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고, 이에 올해 한차례 더 있을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연준이 금리인상속도조절에 들어간다면 우리나라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상에 대한 고민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는 오는 18일 예정된 한국은행 기준금리 발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연일 연준 비판 쏟아내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을 향해 “나의 가장 큰 위협”(my biggest threat)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비판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0일 뉴욕증시가 3~4% 급락하자 “연준이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언급, 증시 폭락의 책임을 연준에게 돌렸고, 그 다음날인 11일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앤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연준을 비판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은데 반해 연준의 금리 인상은 가파르다는 것이다.

8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전년대비 2.0% 상승했는데 이는 연준 물가목표치 2%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물가상승률이 경기과열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기에 금리를 계속 올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다.

트럼프, 연준 비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어느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면서도 파월 의장에 대해서는 “나는 그를 그곳에 임명했고 어쩌면 옳을 수도, 어쩌면 잘못될 수도 있다”고 한탄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를 임명하는 것처럼 미국도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독립적인 기관인 것처럼 연준 역시 독립적인 기관이기에 행정부가 간섭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이 통제가 안된다고 호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준 금리인상이 자신의 최대치적인 미국 경제 호조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연준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만약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계속 고수하게 된다면 경제 호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단하고 있다.

옐런 전임 연준 의장 “경기 과열 우려”

한편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경기과열 우려를 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모기지은행협회 연례 협의회에 참석한 옐런 전 의장은 “경기과열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인지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한다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줘야 한다는 점을 못 밖은 것이다.

美 연준 금리인상 속도조절 들어갈까

이런 정치적 공방이 벌어지면서 미국 경제계는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독립성이 강한 기관이라고 하지만 연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에 나서면서 연준 역시 정치적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연준이 오는 12일 금리를 동결하거나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대폭적인 인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섣부른 예측이나 예단은 할 수 없지만 미국 금리 상황이 정치적으로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연합뉴스

18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발표는

이런 가운데 오는 18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물가 등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 불균형 누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연준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함으로 인해 역전현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한은이기에 금리 인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또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13일 국회 대정부질문 때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이뤄지게 된다면 주택담보대출 부담 등으로 인해 서민은 더욱 등골이 휘게 되기에 섣부른 금리 인상이 이뤄지기도 힘들다.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한은으로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은 또 다른 변수로 작동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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