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기환경 개선 목표 낮춰잡아...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걱정

▲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서장대에서 관광객들이 뿌연 수원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로 대기 환경 개선 목표를 당초보다 낮게 잡으면서 올겨울 강력한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0월에 시작된 본격 난방철을 앞두고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PM 2.5) 감축 목표를 전년 동기 대비 3%로 제시했다. 이는 8월에 제시한 5%보다 낮은 수치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 중 일부는 중국에서 넘어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겨울 중국에서 밀려오는 미세먼지로 인해 한반도는 그야말로 숨 쉴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중국, 미세먼지 저감 대책 낮춰 잡아

중국정부가 당초 8월 5%에서 3%로 낮춰 잡으면서 중국의 의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국제전문가들은 경기둔화 추세가 가시화된 가운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체감적으로 다가오면서 대기 환경 개선 목표를 낮춰 잡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경제성장을 환경 개선보다 우선순위에 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철강 생산과 석탄 사용을 대폭 줄이지 않음으로써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지난달 미국산 LNG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은 석탄 사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베이징, 텐진 등 중국 북부 지역 주민에게 석탄 대신 LNG 난방을 사용하도록 권장했다. 하지만 올해 LNG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석탄 난방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같은 자리에서 찍은 대기질이 깨끗했을 때의 서울 하늘과 미세먼지가 뒤덮힌 지난 3월 26일 서울 하늘.

중국이 기침하면 우리는 독감에 걸린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 세간에서 이야기하기를 ‘중국이 기침하면 우리는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이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지난 3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중국발 오염물질이 국내로 흘러 들어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나쁨(51-100μg/m³)’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을 중국이 춘절(설날) 기간 터뜨린 폭죽을 통해 밝혀냈다.

지난해 춘절 연휴기간이었던 1월 28~30일 한국 전역을 뒤덮은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중국 현지 불꽃놀이에 사용된 폭죽이 미세먼지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확인됐다.

즉, 중국이 폭죽놀이를 하면 고스란히 한반도로 미세먼지가 유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겨울철 중국이 난방 등으로 인해 미세먼지가 발생되면 그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된다는 것을 입증한것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대기 환경 개선 목표를 5%에서 3%로 낮춰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한다.

국민 절반, 정부대책 미흡 판단

한편, 올가을 들어 15일 처음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광범위한 지역에 초미세먼지(PM2.5) ‘나쁨’(36㎍/㎥ 이상) 단계가 예보됐다.

매년 10월말부터 이듬해 5월까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날도 미세먼지 지옥에 시달리게 됐다.

미세먼지 측정을 관리하는 한국환경공단은 “대기가 정체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쌓인 데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수치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한반도가 답답함을 느끼는데 올 겨울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가 케이엠엠과 함께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19세 이상 전국 성인 1091명을 대상으로 모바일웹 설문 방식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91%가 미세먼지 오염도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78.7%는 건강에 위협된다고 생각했고, 51.7%는 중국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57.5%가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44.6%가 불만족 스럽다고 말했다.

즉,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황석태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공청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미세먼지 대책을 보완해 올 겨울 고농도 미세먼지에 더욱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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