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심리적 영향, 섣부른 발표는 금물

▲ 문희상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지난 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최 정당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서울 집값이 하루가 멀 정도로 매일 상승폭을 보이면서 정치권에서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부동산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 등에서 매일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매일 발표되는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책 발표를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정치권에서 발표하는 정책들이 근본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인기영합적인 대책 마련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서민들은 내집 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운데 집값은 턱없이 상승하는데 정치권은 대책만 쏟아내고 있는 꼴이다.

이해찬, 종부세는 강화하고 공급은 늘리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3주택 이상 초고가 주택에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고,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공급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 지역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야당들은 일제히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은 투기 심리를 작동하게 할 뿐이지 집값을 잡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현재 서울의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주택보유자가 많고, 이들이 투기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집값 안정은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김병준,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인하하고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부동산 해법을 내놓았다.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3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서 합리적인 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집값 폭등 사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안정화돼 있을 때는 자유로운 거래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거래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해찬 대표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산업쪽으로 부동자금을 빼주지 않고 어설프게 공급만 하면 투기를 촉발한다”면서 산업의 부동 자금이 흘러가게 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정동영, 분양 원가 공개해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6일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 원가 공개를 밝혔다.

분양 원가 공개는 노무현 정부 당시 시행했던 부동산 정책이지만 이명박·박근혜정부 들어와서 축소된 정책이다.

이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분양 원가 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제안했다.

하지만 분양 원가 공개를 놓고 건설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도 분양 원가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와 분양 원가 공개로 인해 오히려 공급 물량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내놓았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낙연 “부동산 정책, 신중했으면 한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백가쟁명식으로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 총리는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집값처럼 예민한 사안에 대해선 정부·여당이 조금 더 신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요즘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당·정·청에서 몇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그것을 의견 차이로 받아들이는 시선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리가 이런 발언을 한 이유는 정치권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책들이 부동산 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들리면서 그린벨트 인근 땅값이 요동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시장도 주식시장과 비슷해서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떤 정책 하나만 나와도 시장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치권에서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에도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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