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이행 선결과제가 종전선언 핵심 열쇠로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접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특사단이 지난 5일 평양을 방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을 나누면서 꺼져가던 종전선언 불씨가 다시 활활 타오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남북은 오는 18~20일 2박3일간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를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정의용 실장에게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의지를 호소하면서 연내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 이행이다.

비핵화 의지만 보인다고 해서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 이행 선결과제를 어떻게 이행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져야 한다.

정 실장은 주변국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김 위원장의 의중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시큰둥해질 수도 있다.

김정은 비핵화 의지 재확인한 대북특사단

정 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특사단은 이번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 실장은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대북특사단 방북 성과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고 여러 차례 천명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이 전해온 발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한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해갔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 일부의 의문 제기에 김 위원장은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풍계리 핵실험장 붕괴로 핵실험이 영구 불가능해졌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해체는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한미동맹이 약화 된다거나 주한미군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종전선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발언을 김 위원장이 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변함 없다고 말했다.

18~20일 남북정상회담, 종전선언이 주요 의제로

남북이 오는 18~20일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종전선언에 한 발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남북정상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종전선언이 좀더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대북특사단은 이번 방북의 성과를 주변국에 알리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일 예정이다.

특사단은 늦어도 다음주초까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을 방문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대북특사단이 주변국을 방문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한 후 남북정상회담을 갖게 된다면 종전선언에 한발 다가가게 되는 셈이다.

트럼프의 생각, 결국 구체적 실천계획 필요

하지만 종전선언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이번 대북 특사단이 재천명했다는 점은 나름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하는 것과 비핵화 실천은 다른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재천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계획이다. 이에 따라 핵리스트를 제출받기를 원하고 있다.

핵리스트를 제출받는다는 것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다.

이에 앞으로 미국과 북한의 협상에서는 비핵화 실천 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핵리스트 제출과 종전선언 맞교환 가능하나

이에 정치권에서는 핵리스트 제출과 종전선언이 맞교환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북특사단이 북한으로부터 어떤 내용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약 김 위원장이 핵리스트를 제출하겠다는 의향이 담긴 내용을 받았다면 상황은 급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이번 방북에서 그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면 남북정상회담 때 핵리스트 제출과 종전선언 맞교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맞교환에 대해 설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는 9월 말 유엔 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면 종전선언은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