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을 대처하는 SK건설·대우건설의 다른 모습

▲ 지난달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150여명이 대피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지난달 31일 가산동 싱크홀 현상에 대한 대우건설의 신속한 대응이 라오스댐 붕괴 이후 SK건설의 대응과는 상당히 대비돼 화제가 되고 있다.

라오스댐 붕괴 이후 지금까지 SK건설은 본인들의 잘못이 없다면서 책임회피를 하고 있지만 가산동 싱크홀 사고가 발생한 직후 대우건설은 주민들을 위한 숙소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공사로 인한 사고라고 빠르게 인정했다.

이에 라오스댐 붕괴 이후 라오스 정부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지만 가산동 싱크홀 사건은 대우건설이 신속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설현장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면 건설회사들은 책임 회피에 급급하지만 대우건설은 가산동 싱크홀 현상과 관련해서 발 빠르게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건설 역사에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대우건설의 신속한 대응은 다른 건설회사에서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라오스댐 붕괴, 그 이후 SK건설

라오스댐 붕괴 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한 달 이상 지났다. 하지만 복구작업도 사고원인 규명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밤 9시 SK건설이 라오스에서 건설 중인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 보조댐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한달 이상 지났지만 이재민은 아직까지 거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SK건설이 라오스 아타프주 정부 요청을 받아 사남사이 지역에 이재민 임시숙소 건설공사에 들어갔지만 한달 정도 걸린다. 때문에 인근 학교 3곳에서 이재민은 생활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사고 원인이다.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은 서로 자신은 책임이 없다면서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SK건설이 댐 붕괴 조짐을 보였음에도 신속하게 대응을 하지 못해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서 SK건설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SK건설은 ‘댐 붕괴’라는 용어 대신 ‘유실’이라고 표현하면서 한국서부발전이 폭우 속에서 방류 수량 조절을 하지 못해 발생했다면서 자신들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로 인해 책임 공방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피해 상황 집계와 시신 수습 등에 대해서도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SK건설 측은 피해 상황 집계는 라오스 정부 권한이기 때문에 집계에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고, 피해복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가산동 싱크홀에 대우건설 신속 대응

반면 대우건설은 금천구 가산동 아파트 주변 싱크홀 현상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고 수습 노력에 발 빠르게 대응해 SK건설과 대비되고 있다.

지난 2일 대우건설은 재해대책본부 공식브리핑 자리에서 “사고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사과했다.

싱크홀 발생 원인으로 대우건설의 오피스텔 신축공사를 지목해왔는데 대우건설이 발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를 한 것이다.

건설현장 인근에서 싱크홀 등의 사고가 발생해도 시공사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때문에 이번 대우건설의 발 빠른 대응은 그야말로 건설회사의 귀감이 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싱크홀 현상으로 인해 자택에 귀가를 하지 못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숙박을 지원하고 있다.

숙박 시설 이용을 원하는 주민들은 대우건설 상황실에 찾아가 신청을 하거나, 숙박 시설을 먼저 이용한 후 영수증을 제출하면 된다. 대우건설 측은 주민들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숙박 시설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보통 사고 발생 원인과 책임이 규명됐다고 해도 건설회사들이 피해 주민들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번 대우건설 사례는 앞으로도 건설회사에 모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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