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닉재산·은처자 의혹 일파만파...진실은 과연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에서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 참석해 인사말에 앞서 합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불신임 결의안이 16일 가결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에서 이같이 결정됐다.

이날 재적 의원 75명 전원 참석해서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찬성 56표, 반대 14표, 기권 4표, 무효 1표로 집계됐다.

총무원장의 불신임 결의안이 가결된 것은 종단 이례 처음 있는 일이다. 오는 22일 개최 예정인 원로회의에서 과반 이상 찬성을 얻으면 불신임안은 효력을 얻게 된다.

총무원장 내려놓는다던 설정스님, 갑작스럽게 변경

설정스님은 사유재산 은닉과 은처자 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는 선거 당시 학력 위조 및 부동산 은닉 그리고 숨겨둔 처자식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설정 스님은 학력 위조 의혹은 인정했지만 자녀 의혹은 부인했다. 하지만 최근 MBC PD수첩에서 관련 의혹이 집중됐다.

이후 설조 스님이 40일 이상 단식 농성을 벌이면서 끝내 설정 스님을 사퇴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 13일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오는 12월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이날 중앙종회를 열어 불신임을 가결시켰다. 중앙종회는 불교광장 47명 이외에 야권 성향 법륜승가회 17명,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10명, 무소속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불교계는 혼란 속으로

이날 설정스님의 불신임이 가결되면서 불교계는 혼란에 빠졌다. 이날 조계사 정문에는 설정 스님 퇴진을 찬성하는 신도와 반대하는 신도가 각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각자 구호를 외치면서 혼란에 휩싸였다. 그런데 이 혼란은 오늘날 조계종 특히 총무원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혼란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총무원장이라는 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조계종에는 종정과 총무원장이 있다. 종정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 존재이고, 총무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정치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총무원장은 ‘의원내각제의 총리’와 같은 권한을 가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조계종의 실질적 운영을 담당하는 사람은 ‘총무원장’으로써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때문에 예로부터 총무원장 인선에 대해 논란이 많이 빚어왔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총무원장 자리를 놓고 상당한 다툼이 있었고, 그로 인해 갈등도 많이 표출됐다.

무소불위의 권력 가진 총무원장 권한 해체가 정답?

설정스님의 불신임안이 원로회의에서 절반 이상 찬성을 얻게 되면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종헌·종법에 따라 후임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

총무원장은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각 교구에서 선출된 240명의 선거인단으로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문제는 종단 내 특정세력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게 되면 그로 인해 특정인물이 총무원장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조계종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총무원장의 막강한 권한을 해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 3천여개 사찰 주지 임면권을 갖고 있고 중앙종회에 종헌·종법 개정안과 종법안을 제출하며, 종단과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을 갖고 있으며 주요 사찰 예산 승인 및 조정권도 행사한다.

여기에 교구본사주지회의 의장, 조계종유지재단 이사장, 승가학원 이사장,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등 당연직도 많다.

이런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임기 4년이지만 총무원장 되기 위해 금품 살포 및 뒷거래 의혹 등이 있다.

1인 권력을 분산하지 않으면 총무원장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누가 다나

문제는 조계종 개혁을 누가 할 것인가 여부다. 일각에서는 외부 세력에게 개혁을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조계종이 특정세력에게 장악되면서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개혁 기구를 만들어 개혁안을 만든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개혁이 이뤄질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내부 개혁보다는 외부에게 맡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조게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조계종 내부에서 정해야 한다면서 내부에서 개혁을 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문제는 실천 의지다. 조계종이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개혁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자면 불교신도들도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님들에게 개혁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불교신도들도 함께 개혁에 앞장 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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