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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편안, 국민 분노한 이유 '세 가지'는투명성·효율성·형평성 담보 못하면 문재인 정부 타격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받는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상당히 거세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1천여건이 넘는 반대 글이 올라왔다. 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편안에 대해 자문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사항의 일부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 장관이 지난 주말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자문안은 말 그대로 자문안이기 때문에 이후 여론 수렴 과정을 통해 국회 논의를 거쳐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역시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사태 수습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분출되는 것은 크게 ‘투명성’ ‘독립성’ ‘형평성’을 그동안 담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 어디에 투입되는지 제대로 파악도 못 해

사실 국민이 국민연금이 어디에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 아무도 파악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일부 시민단체 등을 통해 가끔 정보가 나오기는 하지만 국민연금 전체가 공개된 것은 거의 없다.

국민연금은 운용자산 규모만 600조원을 훌쩍 넘는 데다 국내 증시의 약 7%를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국내주식 지분율 5% 이상인 종목만 공개했지만 앞으로 모든 종목을 공개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모든 종목을 공개하면 774개 종목이 된다.

이처럼 모든 지분을 공개해야 국민연금이 어디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어떤 효율성을 갖고 움직이며, 투자수익은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를 국민이 알 수 있다. 그래야만 국민연금이 고갈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국민연금을 더 납부할 용의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지금처럼 아무런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조건 더 내고 더 늦게 받으라고 한다면 국민적 분노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독립성은 얼마나 담보할 수 있는가

국민연금이 그동안 정권사업에 동원되면서 고갈시기를 앞당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연금은 그 쓰임새가 달라지면서 비효율적인 사업에 투입하는 그런 모습을 계속 보여왔다.

최근 5년간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세계 6대 연기금 가운데 꼴찌다. 물론 국민연금법 102조 2항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공공사업을 위한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재정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라는 단서조항도 있듯이 국민연금 재정 안정이 가장 우선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연금은 정권의 입맛에 맞게 자금이 투입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승계에 국민연금이 개입되면서 유죄 확정 판결까지 받는 등 국민연금이 정권에 따라 움직인 것은 사실이다.

다른 연기금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공공투자를 철회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계속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투자에 상당히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그리고 수익률은 가장 최저로 떨어진 것이다.

국민연금이 더 이상 정권의 입맛에 맞게 움직이는 쌈짓돈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금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이것을 해소하지 않은 채 국민연금 개편안을 국민에게 내놓는다면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자체를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어 운영을 해야 한다. 정권의 인사가 국민연금기관장으로 낙하산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그런 인사가 기관장이 돼야 한다.

공무원연금 등의 형평성 문제도 해결해야

이번에 논란이 된 이유는 바로 공무원연금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국민연금 개혁의 필요성은 국민들도 이해는 하지만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등을 그대로 둔 채 국민연금만 손을 대려고 하기 때문에 국민이 분노한 것이다.

“국민이 봉이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국민들은 분노를 달리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교원은 퇴직 후 월평균 310만원, 군은은 298만원, 공무원은 269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문제는 지난해 국가 부채 1555조원 중 공무원·군인연금 충당 부채가 전체 55%인 845조원에 이를 정도이다. 즉,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원의 연금을 충당하는 셈이다. 그에 반해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38만원이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걸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공무원연금 등에 대한 개혁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실제로 개혁은 이뤄진 것은 거의 없고 국민연금만 자꾸 손을 대려고 하니 국민으로서는 분노한 상태이다.

투명성·독립성·형평성 담보 못 하면 국민적 저항으로

이처럼 국민연금이 투명성·독립성·형평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국민적 저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게 상당히 곤혹스런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가 이례적으로 입장을 보인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민연금 자문위가 보다 근본적인 국민연금 개편안을 내놓지 않고 무조건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받는 체계로 간다면 아무래도 국민적 저항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어기선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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