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타결은 이례적 현상...美 관세폭탄 위기 의식 느껴

▲ 27일 오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노사의 임금협상 조인식에서 하언태 부사장(오른쪽)과 하부영 노조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현대자동차의 임금협상이 7월 안에 완전히 타결됐다. 7월 안에 완전 타결을 본 것은 8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전체 조합원 5만 573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협 잠정합의안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4만 2046명 가운데 과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노조는 밝혔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4만 5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격려금 250%+28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아울러 부품 협력사에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 지원, 품질·생산성 향상에 대출펀드 1천억원 규모의 투자금 지원, 도급·재보급 협력사 직원 임금 안정성 확보 등에 대해서도 합의를 했다.

이와 별도로 완전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안도 가결됐는데 심야근무 20분을 줄이는 대신 임금을 보전하고, 시간당 생산량을 0.5대 늘리는 방안이다.

이례적으로 7월에 임금 타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임단협 협상이 여름휴가를 넘어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왜냐하면 임금 협상이 제때 이뤄진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7월에 임금 협상이 타결된 것은 8년만에 이뤄진 일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파업 피해 규모도 2011년 무파업 협상 타결 이후 가장 적은 2502억원(회사 추산)에 그쳤다.

지난해 24차례 파업으로 1조 6200억원의 피해를 입었고, 2016년 24차례 파업으로 3조 1132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액수이다.

무엇보다 찬성이 2만 6651명으로 63.39%를 기록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임금 협상 가결이 되면 찬성률이 50%를 겨우 넘길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찬성을 보인 것이다.

위기 의식을 느낀 현대차 노조

이처럼 이례적인 임금협상 타결을 보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미국의 관세폭탄, 글로벌 판매실적 부진,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분위기가 노조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 임금 인상이 기본급 4만 5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으로 지난해 5만 8천원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또한 성과금·격려금 250%+280만원은 지난해성과금과 격려금 300%+280만원과는 완전히 차이가 있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협상 가결을 하는 동안 내부적으로도 다소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합원 상당수가 압도적인 찬성을 보였다. 그만큼 조합원들이 현대차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분기 영업이익 전년동기 대비 29%

위기의식을 느낀 또 하나의 계기는 지난 26일 발표한 올 2분기 영업이익 실적이다.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한 95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4조 7118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 344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나빠진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중국 사드 보복 등이 있었기 때문에 실적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만큼 올해 실적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미국의 관세폭탄은 물론 미중 문역 분쟁 등으로 인해 하반기도 상당히 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에 이어 정부도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그만큼 하반기 경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동차 내수 시장도 얼어붙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 노조 역시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고, 이로 인해 생각보다 빠른 임금협상 타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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