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이행 놓고 미국과 북한의 갈등은

▲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미국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미군 유해 일부를 송환받은 청구서를 북한으로 받았다. 이 청구서에 미국은 북한에 선물을 줘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CNN은 ‘공은 트럼프에게 넘어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즉,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 단계 진전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제부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내놓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북한은 ‘비핵화’라는 선물을, 미국은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선물을 맞교환해야 한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장 및 조립시설 해체를 한 후 미군 유해 송환까지 했다. 그러면 이제 미국이 이에 화답을 해야 할 차례다.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고민이 깊어진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종전선언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연일 미국 비난하던 北...유해 송환 이뤄지고

27일 오전 오산 미군 공군기지를 떠난 수송기가 북한 원산에 도착하면서 유해 송환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유해 송환 작업은 6·12 북미정상회담 당시 체결한 협정문 내용 중 일부이다. 또한 비핵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과연 유해 송환을 승낙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데 27일 결국 유해 송환을 승낙하면서 비핵화의 첫걸음을 떼었다.

사실 최근 북한의 반응을 보면 과연 유해 송환이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그 이유는 북한이 언론 등을 통해 연일 미국은 종전선언을 이행하라는 입장문을 냈기 때문이다. 북한은 특히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중재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비핵화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데 미국은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초조한 상황이 됐다.

이런 이유로 계속해서 미국을 향해 체제 안정 보장의 첫걸음인 종전선언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연일 강경한 반응을 보이면서 과연 유해 송환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이제 공은 트럼프에게로

CNN은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러하다. 북한이 비핵화 첫 걸음으로 미사일 발사장 및 조립시설을 해체하고 유해를 송환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그에 걸맞는 선물을 북한에 안겨줘야 한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에 당당히 자신들은 비핵화를 위해 이행을 하고 있는데 미국은 별다른 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할 명분을 확보했다.

국제사회가 싱가포르 협정 이행에 대해 예의주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미국이 지금과 같은 반응을 계속 보인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대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때문에 종전선언 이행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조만간 종전선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난감한 트럼프 행정부, 종전선언 해야 돼?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난감하다. 솔직히 미사일 발사장 및 조립시설을 해체하고 유해 송환을 했다고 해서 비핵화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핵개발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서 북한은 핵물질은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상원의원들 중 일부는 북한이 과연 비핵화를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종전선언을 이행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자국의 따가운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종전선언에 대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유해 송환까지 이뤄진 마당에 종전선언을 언제까지 늦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만약 계속해서 종전선언을 늦추게 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자국의 여론을 무마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한번 더 만남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실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미국 국민에게 여과 없이 보여주는 그런 장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