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손님 늘어나면서 머그컵 사용 권유도 쉽지 않아

▲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물론 머그컵 사용 권유해야 하지만 현실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 종업원의 하소연이다. 매장에서 커피를 마실 때 종업원이 머그컵 등 다회용컵 사용을 권유해야 하는데 현실은 머그컵 사용 권유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환경부와 국내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은 지난 5월 24일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머그컵 사용을 소비자에게 권유를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종업원 김씨(21)는 “머그컵 사용을 권유한 적이 있는데 진상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 일회용컵을 사용할 때보다 일이 더 많아졌다”고 하소연했다.

머그컵 사용을 권유하면서부터 진상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종업원은 더욱 힘든 노동을 감내해야 했다.

환경부가 머그컵 사용 권유 조사해보니...

환경부는 국내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을 대상으로 협약을 잘 이행했는지 조사를 했다. 협약을 맺은 21개 업체의 서울·인천 소재 226개 매장을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조사했다.

이 결과 대부분 개인컴을 사용하면 할인 혜택을 준다. 하지만 종업원이 손님에게 머그컵 등 다회용컵을 권유하는 비율은 44.3%로 절반에도 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다회용컵을 권유하지 않는 업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수시로 감시해 협약 이행 실태가 지속적으로 낮은 업체는 협약을 해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8월부터 자발적 협약을 맺은 업체 중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린다. 하지만 ‘손님이 요구했다’고 주장한다면 단속할 방법이 없다.

머그컵 권유 비율이 가장 높은 업체는 탐앤탐스(78.9%)였다. 엔제리너스커피(75%), 롯데리아(72.3%), 스타벅스(70.3%) 등이다.

머그컵 사용 권유 못하는 이유 들어보니...

머그컵 등 다회용컵 사용 권유를 종업원들이 하지 않는 이유를 들어보니 다양했다. 우선 손님들이 일회용컵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위생상이나 편리성 등을 이유로 머그컵 대신 일회용컵을 사용한다.

여의도 한 커피전문점을 찾은 김모씨(55)는 “아무래도 머그컵 등은 다른 사람이 사용한 것처럼 보여 위생상의 이유로 일회용컵을 찾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유는 진상 손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사용한 머그컵 등을 갖고 와서 종업원에게 세척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어느 정도 청결을 유지한 머그컵이라면 세척이 금방 되겠지만 불결한 머그컵의 경우에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아르바이트생 김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이 사용한 머그컵을 내밀면서 세척을 하고 그 머그컵에 커피를 담아달라고 요구한다. 손님의 요구이기 때문에 수용을 안해줄 수 없다. 문제는 더러운 머그컵의 경우에는 세척을 제대로 하자면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바쁜 시간일 경우 머그컵 세척까지 하면 정신없이 바쁘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얌체 손님들도 있다. 개인 머그컵 등을 가지고 와서 커피 등은 주문하지 않고 테이블에 몇 시간씩 앉아 있는 손님들을 종종 발견한다. 종업원 입장에서는 손님을 가게 밖으로 내보낼 수도 없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머그컵 사용, 커피전문점과 손님의 어느 정도 자율 규약이 필요

머그컵 사용이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커피 전문점과 손님이 묵시적인 자율 규약이 필요하다. 자신이 사용하는 머그컵은 자신이 세척을 하거나 아니면 유료 세척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머그컵을 가지고 와서 커피도 주문하지 않고 테이블을 몇 시간 앉아 있는 얌체족도 퇴출돼야 한다.

아울러 종업원이 고된 노동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해야 하는 그런 작업도 필요하다. 머그컵을 사용하게 되면 아무래도 종업원으로서는 노동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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