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경제적 취약계층에 노출된 폭염, 근본적 해결책은

▲ 35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지난 18일 오후 부산 동구의 한 쪽방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선풍기와 부채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밤새 안녕하신가’라는 말이 이제는 새로운 인사법이 됐다”

인천에서 사는 송모씨(37)는 연이은 폭염으로 인해 직장 내에서 새로운 인사가 나왔다면서 소개를 해줬다.

폭염이 일주일 넘게 계속 이어지고 있고, 열대야 현상도 계속 유지가 되면서 폭염에 따른 새로운 인사법으로 밤새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그만큼 온열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에서는 보도블록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온열질환에 사망을 했다.

동두천에서는 어린이집 통학버스 안에 있던 여자아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폭염에 구급대원 출동 건수도 증가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1주일(11~16일간) 발생한 구급출동 건수는 1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지난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551명에 달하며 이중 4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발생한 환자는 전체 온열질환자의 절반인 285명(52%)이나 됐다.

신체적·경제적 약자, 그들은 폭염에 더 노출돼

사실 신체건장한 사람이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그나마 폭염에 덜 노출되겠지만 신체적·경제적 약자는 폭염에 노출되면서 온열질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항온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체온을 유지하려고 한다. 외부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신체는 자신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하게 된다.

문제는 땀을 많이 배출하게 되면 탈수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저혈압 상태가 되게 된다. 이 상태가 지나게 되면 중추신경계가 무너지게 되면서 심장이나 간 그리고 신장 등의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로 인해 심장마비 등의 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자신의 몸에 이상신호가 발생하게 되면 그에 따라 휴식을 취하고 물을 섭취해야 한다.

문제는 신체적·경제적 취약계층은 그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신체적 취약계층은 자신의 몸에 이상신호가 있다는 것 자체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노약자의 경우 자신의 몸에 이상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서 몸의 이상기운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서 일사병 등으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경제적 약자는 몸의 이상신호를 감지한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일자리를 잃는 것만큼 힘든 것이 없다. 때문에 조금만 근무태만을 보여도 혹여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몸의 이상신호를 감지해도 호소를 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몸에 이상이 발생해도 일을 하다가 결국 온열질환이 발생하고 사망에 이르게 된다.

신체적·경제적 취약계층의 사회적 관심 필요

문제는 신체적 취약계층과 경제적 취약계층 모두 갖춘 경우이다. 쪽방촌이나 고시원 등에 사는 노약자들은 신체적 취약계층인 동시에 경제적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몸의 이상신호도 제대로 감지를 못할뿐더러 설사 감지를 했다고 해도 휴식을 취할 수 없는 계층이기 때문에 온열질환에 취약한 계층이기도 하다.

특히 이들은 집에 가만히 앉아있다고 해서 안심되는 것도 아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온열질환자가 93명이 발생했는데 발생 장소를 보면 31명(33.3%)로 가장 많고, 운동장 8명, 논밭 8명, 길가 12명, 주거지 주변 5명, 기타 10명 등이다.

실내에서 발생한 환자는 20.4%에 달한다. 즉, 집이 안전할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집에서도 온열질환이 발생한다.

집안 발생 온열질환자 대부분은 60대 고령자들이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취약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취약계층이면서 에어컨 등 냉방시설을 마음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정부나 우리 사회가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한 세심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폭염은 매년 찾아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덥고, 내년보다는 그 다음 해가 더 더울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즉, 폭염은 매년 찾아오고 신체적·경제적 취약계층은 존재하게 되기 때문에 정부나 사회가 이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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