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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근로자 예방대책...한국판 시에스타 성공할까노동부 엄정 조치에도 현장에서는 쉽지 않아
   
▲ 서울 을지로 한 건설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건설 근로자. 안전모에 작업복까지 갖춰입으면서 폭염에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서울 을지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이모씨(37)는 더위에 대답하는 것도 귀찮다면서 “시에스타가 남의 나라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최근 폭염을 경험해보니 한국판 시에스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에스타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국가와 라틴 문화권의 나라에서 행해지는 ‘낮잠 자는 풍습’을 말하는데 스페인어로 여섯 번째 시간이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연일 폭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야외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우에 한낮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판 시에스타가 최근 속속 생겨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발생의 심각성을 알기 때문에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위반하는 사업장에게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는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노동부, 휴식시간 주도록 해야

올해부터 폭염특보가 내린 날에는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휴식시간을 주도록 제도가 손질됐다.

정부는 지난해 말 산업안전보건 규칙을 고쳐 폭염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권리를 명문화했다.

이에 사업주는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야외에서 작업하는 근로자에게 적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근로자들이 쉴 수 있는 그늘진 장소를 설치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소금과 음료수를 비치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폭염과 관련해 열사병 예방 활동 및 홍보를 본격화하고 열사병 발생 사업장 조치 기준 지침을 지방 고용노동관서에 전달했다.

근로자 온열질환으로 사망할 경우 근로감독관이 현장조사를 통해 사업주의 열사병 예방수칙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위법이 발견될 경우 사업주를 사법처리한다는 내용이다.

또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옥외 작업자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 등으로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모든 관련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보건 전반에 대한 고강도 감독을 하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 1시간당 10~15분씩 휴식시간을 줘야 하고 경보단계에 으르면 가장 더운 오후 2~5시에 가급적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물을 제공해야 한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2년~2016년)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5968명으로 이 가운데 5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70세 이상 고령자의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3%로 농촌과 건설현장 등에서 야외활동을 하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건설현장 등에서는 근로자의 휴식권이 보장돼야 하고, 고용노동부는 철저하게 관리 감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문제는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이모씨도 한국판 시에스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고 있다.

결국 요령껏 쉰다고 이야기를 했다. 현장 감독관 역시 너무 더우니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일부 작업장은 한낮 땡볕을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하고 퇴근은 늦게하는 대신 오후에 쉬는 것을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로자들에게 쉬는 시간을 준다고 해도 실제로 근로현장에 있는 시간은 10시간 이상이 넘어가게 되기 때문에 작업현장을 관리·감독하는 사업주 입장에서도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또한 아침 일찍 작업을 시작하거나 밤늦게 작업을 할 경우 주변에서는 시끄럽다는 민원이 제기되기 때문에 아침 일찍 혹은 밤늦게 작업하는 것도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폭염이 닥치면서 가장 고민이 되는 사람은 아무래도 사업주다. 을지로 건설현장의 소장은 “우리도 건설근로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고 싶다. 하지만 현실이 그러하지 않는다. 한국판 시에스타는 공론화가 필요하다. 폭염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즉, 정부가 무조건 사업주에게 제동을 가하는 식의 근로자 휴식권을 보장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 휴식권을 보장하는 것에 따른 후속 대책도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기선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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