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속에서 법사위의 운명은 과연

▲ 20대 국회 후반기 2년간 입법부를 이끌 신임 국회의장에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13일 오전 본회의장에서 부의장 선출과 관련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문희상 의원이 13일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이 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 총투표수 275표 중 259표를 얻어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몫의 국회부의장은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과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이 최종 선출됐다.

이 의원은 재석 의원 267명 중 259명의 찬성을, 주 의원은 재석 의원 254명 중 246명의 찬성을 얻어 국회부의장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45일간 공백 상태에 놓여 있던 국회가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오는 16일 상임위원장 선출이 완료되면 20대 국회 후반기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 같은 외모에 조조 같은 속내

문 의장은 당선인사에서 “정치인생 40년의 지혜를 모두 쏟아 역사적 소임을 수행하겠다”면서 협치를 강조했다.

문 의장은 “대화와 타협, 협치를 통한 국정운영은 제20대 국회의 태생적 숙명일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후반기 국회 2년은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가 최우선이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문재인 대통령과 상당한 친분이 있다. 이에 친문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아울러 문 의장은 ‘겉은 장비이지만 속은 조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치감각과 통합 능력이 뛰어나다.

문 의장은 197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나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연합청년동지회 회장,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등을 지냈고, 1992년 14대 총선 때 현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시에서 당선돼 원내에 입성했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에서는 초대 정무수석과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역임했다.

특히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당시 일본특사로 문 의장이 갔었을 때 일본 누리꾼들은 “특사를 보낸다고 했더니 야쿠자 오야붕이 왔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야쿠자는 일본의 조직폭력배를 말하고 오야붕은 두목을 말한다. 이에 대해 문 의장은 똘마니(하급 행동대원)가 아닌 오야붕으로 취급을 해줘서 다행이라는 말을 남겼다는 후문도 있다.

협치 강조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

문 의장이 당선인사로 협치를 강조했지만 현실은 협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야당의 지리멸렬한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모두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바른미래당은 8월 전당대회를 예고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언제 전당대회를 열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당 지도부가 사실상 공석이기 때문에 협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협치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법사위원회 개혁이다. 여야는 원구성 협상을 하면서 법사위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합의문으로 작성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자유한국당이 법사위 개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여기에 민생·개혁입법 그리고 규제개혁 법안 처리를 9월 정기국회에서 하려고 하지만 여야의 시각 차이가 워낙 극명하기 때문에 처리가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문 의장이 협치를 강조했지만 후반기 국회의 전망은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 공통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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