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강제수사 앞두고 검찰과 법원 갈등 현실화?

▲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이 정도면 일부러 영장 기각을 하는 것이다. 법원이 대놓고 검찰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 내부에서 터져 나온 불만이다. 최근 조양호 회장뿐만 아니라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삼성전자 노조 와해 의혹 당사자들이 잇따라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 하드디스크 등 증거물 확보를 두고 법원과 신경전을 벌이면서 법원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일부러 기각하는 것 아니냐는 검찰의 내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법원과 검찰 사이에 도는 긴장감은 상당하다. 법원과 검찰이 본격적으로 갈등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청구만 하면 줄줄이 기각

최근 검찰이 의욕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에서 줄줄이 기각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노동조합 관련 수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기각시켰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삼성 노조 관련 수사를 위해 총 13건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단 2건만 발부했다.

법조계에서는 노조 관련 구속영장 청구를 단 2건만 발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시선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보다는 다른 문제 때문에 기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양 전 대법원장 하드디스크 증거물 확보와 관련해서 법원과 검찰의 갈등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 협의를 받고 있는 권선동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에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 황의수 부단장은 영장 표지에 기재된 기각 사유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표지에는 ‘업무방해죄 등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적혀 있다.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의 의혹을 받는 조양호 회장 역시 6일 새벽 기각됐다.

격분하는 검찰, 반박하는 법원

검찰은 최근 잇따라 이뤄지는 영장 기각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가 계속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법원은 다른 고려 사항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굵직한 사건의 구속영장이 계속해서 기각된 것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도 법원과 검찰 사이에 무슨 일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양 전 대법원장 하드디스크 증거물 확보와 관련해서 법원과 검찰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하드디스크를 확보해서 증거물 분석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은 자신들이 제출한 증거물 이외에는 더 이상 제출할 증거물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검찰은 강제수사를 할 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만약 강제수사가 들어가게 된다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법원은 영장 발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길들이기를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다른 반대편 목소리는 그동안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를 남발했다는 지적도 있다. 형사소송법 상에서는 불구속 재판이 원칙인데 지금까지 구속영장 발부를 남발했다는 목소리가 있다. 때문에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법원이 신중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어쨌든 법원이 최근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을 잇따라 기각을 하면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여론은 오히려 법원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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