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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혁신 외쳤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복지부동’국정철학 따른 죄로 수사 대상이 된 공무원...보신주의로 답해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 혁신 토론회 '규제혁신, 내 삶을 바꾸는 힘'에서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지난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관련 부처의 준비 부족 탓으로 연기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답답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지만 이낙연 국무총리가 핵심규제 2건 등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기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처별 자료 취합을 주도적으로 맡은 이 총리가 미흡하다고 판단, 회의를 연기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원하는 것은 규제개혁의 ‘계획’이 아니라 ‘결과’이다. 즉, 규제개혁을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어떤 규제를 어떤 식으로 개혁했다는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해 당사자들을 20번이든 찾아가 규제 풀어야”

문 대통령이 “이해 당사자들이 있어서 갈등을 풀기 어려운 혁신과제, 규제과제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을 10번이든 20번이든 찾아가서라도 규제를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이는 규제혁신을 맡은 공무원들에게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을 뛰어다니라고 주문한 것이다.

실제로 이 총리는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어제 오후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던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연기됐다”면서 “관계 부처의 악전고투와는 별도로, 현장에서는 규제가 혁신되고 있다는 실감이 적어서 훨씬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경영자나 창업희망자 등이 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했다”면서 “이번 규제혁신 점검회의 연기가 규제혁신과 그것을 통한 혁신성장을 더 강력히 추진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특히 ‘계획’ 보다 ‘결과’를 중시했다. 이 총리는 “흔히 보고는 무엇을 했다는 ‘결과’와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으로 구성된다”면서 “관계 부처들로부터 받은 사전보고에도 ‘결과’와 ‘계획’이 함께 포함돼 있었는데 ‘결과’가 훨씬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서 계획서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서 규제개혁의 결과물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을 주문한 것이다.

공무원의 보신주의...“정권이 바뀌면???”

이처럼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를 질타하면서 현장에서 답을 찾으라고 주문했지만 일선 공무원들이 과연 보신주의를 혁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현장주의를 강조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998년 규제개혁위원회를 설립해서 규제개혁을 이뤄내려고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규제 전봇대를 뽑겠다”고 말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규제를 ‘손톱 밑 가시’ 혹은 ‘암덩어리’로 규정하면서 규제혁신에 나섰지만 모두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지난 4년간 정부에 거의 40차례나 규제개선을 건의했지만 잘 해결되지 않아 기업이 체감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과제 발굴보다 해결방안 마련이 급하다”고 언급, 역시 현장주의를 강조했다.

규제개혁이 안되는 이유는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사람은 공무원이다.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법규 해석을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규제개혁을 혁파한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것은 고질적으로 뿌리 내려진 보신주의 때문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그 보신주의가 더욱 뿌리를 깊게 박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관련자 17명을 지난 4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한 공무원 6명에 대해서 인사혁신처에 징계를 요구했다.

사무관(5급)과 장학사(6급) 등 실무자가 포함돼 있다. 이것이 공무원 사회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사무관과 장학사가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는 것은 공무원 사회에서는 가장 충격적인 일로 다가오고 있다.

공무원은 철저한 위계 조직이고 상명하복 조직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강력하게 밀어붙이게 되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공무원은 거의 없다는 것이 공무원 사회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밀어붙인 정책을 이행한 공무원에게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징계를 내리게 된다면 문재인 대통령 이후에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만약 정권이 바뀌게 된다면 또다시 불법이나 위법으로 바뀌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한 책임을 실무 공무원들에게 또다시 지게 된다면 과연 어떤 공무원이 윗선(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겠느냐는 볼멘소리가 있다.

즉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실무진이 처벌을 받게 된다면 공무원 사회는 철저하게 보신주의로 흐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현장’을 외치고 ‘결과’를 외친다고 해도 실제로 실무진 공무원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규제혁신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안이다. 정권이 바뀌게 된다면 불법이나 위법적인 요소가 튀어나올 여지가 다분히 있는 그런 사안이다. 때문에 공무원들이 더욱 꺼릴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정권이 만약 바뀌게 된다면 어떤 식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내릴 수 있다는 공포감은 공무원 사회를 더욱 복지부동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도형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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