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불법증축 화재 사건 잊어버린 요양병원들

▲ 지난 1월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불이나 소방대원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총 18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난 1월 26일 밀양의 세종병원 화재 사건에서 불법증축 문제가 제기됐었다. 그런데 아직도 요양병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무단 증축 및 피난시설 훼손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병원 화재는 사망 38명, 부상 150명 등 모두 188명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은 세종병원이 지난 2012년 8월 24일부터 147.04㎡ 규모의 무단증축으로 인해 위반건축물로 등재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런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화재 안전에 취약한 요양병원·요양시설에 대한 소방청,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소방안전협회, 화재보험협회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안전감찰을 실시, 50개 지자체 127개 시설(요양병원 57, 요양시설 70)에서 총 209건의 건축 및 소방분야 안전관리 위법사항을 적발했다.

급격한 고령화, 요양병원·요양시설 대폭 증가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 노인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들의 요양 및 거주하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대피시설 부족으로 인해 화재에 취약한 복합건물이다.

특히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화재 등으로 인한 대피를 좀더 편하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병원이나 요양시설의 경우 화재 등으로 인한 대피시설이 태부족하고 무단 증축 등이 행해지고 있다.

요양병원·시설은 총 4652개소 인데 이중 1701개소가 단독건물에 비해 화재안전에 취약한 복합건물로 설치돼 있다. 3669개소는 화재 시 피난하기 어려운 3층 이상에 위치해 있다.

그동안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는 화재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안전감찰 결과에서도 지자체 공무원의 인허가 처리 부실, 피난 및 방화시설 임의 훼손, 관계자의 형식적 안전점검 등 여전히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흥주점 건물에 요양병원이 들어서

지하층 면적이 1,000㎡이상인 요양병원은 제연설비를 설치해야 하나 지하층 식당면적을 고의적으로 제외해 제연설비를 설치(설치비 1억)하지 않고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거나, 요양병원은 유흥주점 등 위락시설과 동일한 건물에 설치할 수 없는데도 지자체에서 부당하게 허가 처리를 해주는 등 다수의 인·허가 부실도 적발했다.

유흥주점 등 위락시설은 화려한 조명 및 인테리어 등으로 인해 제연설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또한 유흥주점이 화재에 취약한 시설이라는 지적이 계속 이어왔다.

그런데 유흥주점과 같은 건물에 요양병원·시설을 두면서 노인들이 화재 등에 대한 대피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요양병원 옥상에 단독주택이 버젓이 들어서

요양병원 옥상을 무단 증축해서 화재 시 소방구조에 장애를 초래하는 등의 불법 건축물이 29개소에서 확인됐다.

옥상은 화재 시 소방대원들이 구조할 수 있는 장소이면서 화재 대피자들의 피난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 장소에 단독주택이 버젓이 들어서면서 소방구조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요양시설에 설치된 방화문과 방화구획(콘크리트 벽체)을 허가 없이 철거하고 화재 시 피난 경로인 계단을 가연성 목재로 마감하거나 비상구 출입문을 열쇠로 잠금장치 하는 등 총 74개 시설에서 135건의 시설물 유지관리 위반사례를 지적했다.

소방안전관리자 및 소방점검업체가 요양병원 등 소방시설 점검에서 자동화재속보설비가 작동되지 않는데도 확인하지 않거나 자동화재속보설비 전원이 꺼져 있음을 인지하고도 건물주에게 구두로만 설명하는 등 총 13건의 형식적 점검을 적발했다.

이번 안전감찰에서 적발된 무단증축 등 불법 요양병원·요양시설 관계자 총 48명은 형사고발하고 부실하게 설계 한 건축사 13명은 징계 등 행정처분, 인·허가 처리를 소홀히 한 지자체 공무원 16명도 문책하도록 해당 지자체에 처분을 요구했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민선 7기가 시작되는 자치단체장과도 함께 요양병원 등 화재취약시설의 심각성을 공유하면서 그 문제점을 함께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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