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흐르는 남한강의 풍경에 취하고

▲ 단양 잔도길은 깎아내리는 절벽에 나무 데크로 만든 산책로이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충북 단양하면 떠오르는 명소가 도담삼봉 등 이른바 단양 8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노약자 등이 쉬엄쉬엄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상진철교와 단양 잔도길이 하나로 어우러져 그림을 이루고 있다.

남한강의 수려한 풍경을 곁에 두고 미음완보(微吟緩步)한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단양 잔도길 초입 부분. 멀리 상진철교가 보인다.

더군다나 노약자들도 쉽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이기에 그 길은 우리에게 희망과 휴식을 함께 준다.

단양 잔도길은 느림보강물길의 일부분이다.

단양 잔도는 지난해 새롭게 단장한 산책로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나무 데크를 조성하고, 조명과 음악을 곁들여서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상진철교 아래를 지나갈 때 만약 열차가 지나가면 제자리에 멈춰야 한다.

잔도는 벼랑에 선반처럼 매달린 길을 의미하며 중국 장가제의 잔도가 유명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단양에 잔도를 만들었다.

단양 잔도길과 남한강은 하나로 어우러져 풍광을 이루고 있다.

길이는 1.2km로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상진철교 아래부터 절벽이 마무리되는 만천하스카이워크 초입까지이다.

단양 잔도길에서 바라본 남한강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이다.

잔도는 상진철교부터 시작되지만 나무 데크는 단양읍까지 연결됐기 때문에 산책하기에는 긴 코스가 된다. 이 코스를 ‘느림보강물길’ 코스로 불린다.

단양 잔도길 중간에는 듬성듬성 구멍이 뚫려져 있어 발아래 남한강이 흘러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느림보강물길은 삼봉길에서 수양개역사문화길까지 5개 코스로 이뤄지고 있고, 수양개역사문화길 중 하나가 바로 단양 잔도다.

단양 잔도길은 지붕이 있어어 비바람은 물론 태양광선도 피할 수 있다.

단양 잔도의 묘미는 상산철교 아래서 열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열차가 지나갈 때는 무조건 멈춰야 한다. 열차가 지나갈 때 무조건 멈춘다고 해도 그 진동 때문에 잔도는 흔들거린다.

단양 잔도길에서 바라본 남한강.

한쪽으로는 깎아내리는 절벽과 다른 한쪽은 남한강의 푸른 물결을 보고 있으면 휴식은 저절로 된다.

단양 잔도길에 있는 각종 나무들은 그늘 역할도 해주고 있다.

또한 잔도 곳곳에는 구멍을 내서 발아래 강물을 쳐다볼 수 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발아래 강물을 쳐다보기 힘들 것이다.

단양 잔도길이 끝나는 지점. 끝난다고 해도 느림보강물길은 계속 이어진다.

단양 잔도길은 절대 빠른 걸음을 해서는 안된다. 느릿느릿 걸어야 한다. 강바람을 맞으면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때로는 셀카를 찍기도 하고 때로는 연인 혹은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걷다보면 어느덧 끝에 다다르게 된다.

단양 잔도길의 스탬프 투어. 관광객들을 기다리며 묵묵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끝에는 나무 벤치와 스탬프 투어 확인 포인트를 만나게 된다. 물론 느림보강물길은 계속 이어지고, 만천하스카이워크 역시 관람할 수 있다.

단양 잔도길에서 바라본 상진철교.

단양에는 8가지 경치가 있다. 하지만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면 단양 잔도길이다. 이 길은 절대 빠른 걸음은 안되기 때문에 우리는 이 길에서 휴식을 느끼게 된다.

단양 잔도길에서 바라본 남한강. 강물은 굽이굽이 흘러가고 있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때로는 노령층과 함께 때로는 연인과 함께 걸을 수 있는 이 길의 끝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길을 함께 걷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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