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발굴로 남북 역사도 하나로 이어지나

▲ 2000년대 초반 방영됐던 KBS 드라마 '태조 왕건' 한 장면 영상 캡쳐.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군 당국이 궁예도성을 비롯한 비무장지대 역사 유적에 대해 남북 공동발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의 역사도 하나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판문점 선언에는 DMZ의 실질적 평화지대 조성이 포함돼 있는데 그중 하나로 역사유적 공동발굴을 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에 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부가 지난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DMZ 역사유적 남북공동발굴 조사를 북측에 제의한 데 대해 적극 환영하며, 북측의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언급, 궁예도성 발굴에 대한 가시화를 이야기했다.

북측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유적 공동발굴은 단순히 유적을 발굴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무장지대의 평화 정착에 도움

군 당국은 역사유적 공동발굴은 비무장지대 평화 정착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남북으로 각각 2km까지인 DMZ를 평화지대로 만드는 첫 번째 단추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DMZ를 한꺼번에 평화지대로 만들기 어렵다면 역사적인 장소의 유적 공동발굴을 통해 하나씩 단계를 밟아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중 궁예도성 유적 공동발굴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왜 하필 궁예도성인가

궁예도성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홍원리 풍청원 일대에 태봉국의 도성터이다. 905년 궁예가 송악에서 철원으로 도읍을 옮긴 후 광건에 의해 폐위당할 때까지 사용됐다.

현재는 DMZ 내에 있기 때문에 남북 학계 모두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궁예도성 터에는 수만 가지의 유적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가는 시기의 사회상 및 문화 등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궁예가 후삼국으로 갈라진 시대에 통일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왔고, 그것을 왕건이 이어받아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왕조를 이어갔기 때문에 궁예도성 발굴은 역사학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통일로 의미를 갖고 있다.

남북 역사학계의 연결고리가 될까

궁예도성 공동발굴 작업이 시작된다면 남북 역사학계의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남북의 역사학계는 완전히 다른 사관을 갖고 있다. 때문에 역사학계의 통일된 사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 땅에는 고조선, 고구려 및 고려 시대에 관한 유적 등이 묻혀 있다. 때문에 역사학계로서는 상당히 관심이 갖는 땅이다.

우리 땅에는 백제 및 신라 그리고 통일신라와 조선시대 유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 역사학자들도 상당한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궁예도성 공동발굴을 계기로 남북 역사학계가 서로 맞잡고 역사학을 탐구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DMZ 내의 지뢰 제거가 난관

문제는 DMZ 내에 지뢰 제거가 난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DMZ에 각각 60여개, 160여개 경계소초(GP)를 운용하며 중화기와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특히 100만 발이 넘는 대인 및 대전차 지뢰가 매설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모두 지뢰가 정확하게 어디에 묻혀 있는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궁예도성을 공동으로 발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군 당국의 적극적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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