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난민·정치권에도 깊숙이 들어온 혐오 논란

▲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그야말로 혐오의 시대이다. 어느 시대이건 갈등은 존재하고 그 갈등을 어떤 식으로든 풀어나가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과거의 경우에는 총칼로 갈등을 풀어나갔다. 즉, 상대 세력을 죽이고 제압함으로써 갈등을 해소했다.

클라우제비츠(karl von clausewitz)는 전쟁을 ‘아방의 의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폭력행위’라고 규정했다. 전쟁은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해서 자신과 상대의 갈등을 풀어나갔다. 하지만 너무 비인격적인 갈등 해소 방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현대 사회로 넘어오면서 전쟁 대신 다른 수단으로 갈등을 풀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의회민주주의다.

하지만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됐고, 이에 따른 새로운 갈등은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혐오’다.

사전적 의미로 혐오는 ‘싫어하고 미워함’을 말한다. 그냥 상대에 대해 무조건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난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혐오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성별에 대한 혐오, 외국인에 대한 혐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등 혐오는 계속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극한으로 치닫는 여성혐오·남성혐오

우리 사회에 가장 극심한 혐오는 여성혐오·남성혐오이다. 여권신장과 성평등에 따른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여성혐오·남성혐오이다.

일베·워마드 등 남초·여초 커뮤니티의 극단주의는 우리 사회에 심각한 갈등적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일베가 여성혐오를 지향하면서 남초 커뮤니티가 득세를 보였지만 워마드와 같이 여초 커뮤니티가 발생하면서 여성혐오·남성혐오가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이성에 대한 혐오는 결국 극단주의를 낳게 되면서 이것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이른바 ‘빨갱이 프레임’으로 혐오를 조장했다면 앞으로는 여성과 남성의 갈등이 주류를 정치권의 주류를 이룰 수도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새롭게 등장한 이슬람 난민 혐오

최근 등장한 혐오가 이른바 ‘이슬람 문화권 난민 혐오’다. 제주도에서 예멘 난민을 수용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이슬람 사람들은 여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성범죄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슬람 난민을 수용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욱이 이슬람 난민에 대한 온정주의를 부추기는 언론 등에 의해 반발심이 더욱 생기면서 이슬람 난민에 대한 혐오는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한국 국적의 사람들 중에서도 난민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빈민들도 있는데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혈세를 사용하는 것으로 맞다면서 이슬람 난민에 대해서 절대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빨갱이 프레임에서 다양한 혐오 프레임으로...혐오를 선동하는 정치권

정치권도 혐오 논란에서 피해갈 수 없다. 그동안 빨갱이 혹은 수구 꼴통 프레임을 통해 상대 세력에 대한 혐오를 조장했다면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정치권 역시 다양한 혐오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프레임이 ‘동성애’ 즉 성소수자 프레임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토론회를 통해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퍼졌다면서 반대를 했고, 이번에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동성애를 인정할 경우 에이즈를 어떻게 막겠으며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발언을 쏟아냈다.

세월호 혐오 프레임도 김문수 후보는 펼쳤다. 김 후보는 선거 유세 도중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는 지방선거 혐오 표현 신고를 받았는데 이중 최동용 자유한국당 춘천시장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신·구약을 통해서 동성애를 죄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춘천 성시화를 목표로 기도하시는 성도님들께서 동성애 합법화 반대에 앞장서주십시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최성권 자유한국당 경기도의원 후보(고양 일산동구)는 선거공보물에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양심적 병역기피자, 사이비 종교에 빠져 군대를 안 간 자가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는 내용을 넣었다.

박준배 민주당 김제시장 후보는 선거공보물 ‘건강한 도시!’라는 항목에 “미풍양속을 해치는 동성애 반대”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혐오 규제, 표현의 자유 침해? or 민주주의 가치 수호

이에 일각에서는 혐오 표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특정 성적 지향 또는 특정 종교를 자신의 정체성 일부로 삼고 이에 대해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제하는 선동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적 가치 위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것보다는 혐오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경쟁사회가 됐다. 초등학교 저학력부터 시작한 경쟁사회가 어른이 되면서도 경쟁을 하게 되면서 상대를 무조건 배척하고 배제해야 한다는 학습을 하게 됐고, 이것이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최악의 실업률 등으로 인해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고,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이성에 대한 혐오가 증가하게 됐다. 때문에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 무조건 혐오 표현을 규제한다면 혐오 표현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혐오는 풍선과 같아서 한쪽을 누르면 한쪽이 부풀어 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근본 원인을 찾아서 그에 걸맞은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무조건 규제를 한다고 해소될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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