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두 사람은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사상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만남을 가졌고, 12초의 악수를 나눴다. 악수의 사전적 의미는 ‘인사, 화해, 감사 따위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두 사람이 각자 한 손을 내밀어 마주잡음’으로 설명된다.

우리는 악수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만남을 시작한다.

정치권에서는 악수의 의미가 상당히 깊다. 특히 정치인은 악수를 잘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유권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악수를 잘해야 선거에서도 승리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자가 유권자들을 만나 악수를 나누는 것에 대해 유권자들은 불만을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정치인에게는 악수가 유권자들과 만나는 유일한 접촉 창구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악수의 매뉴얼이 있다. “너무 꽉 잡아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대충 잡아도 안된다” 혹은 “악수를 할 때는 유권자의 눈을 바라보면서 45도 몸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두손으로 꼭 붙잡아야 한다”는 식의 매뉴얼도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진심이 담겨져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진심이 담겨지지 않은 악수는 유권자들도 금방 알아차리기 때문에 항상 악수할 때마다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에 어떤 정치인은 악수를 너무 많이 해서 저녁 때만 되면 손목이 부어오르기도 하면서 냉찜질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당초 악수는 서양식 예법이다. 중세시대 기사들이 서로 만날 때마다 자신에게 무기가 없다는 의미를 악수를 했다. 이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서 12초간 악수를 했다. 짧으면 짧은 악수일 수도 있지만 ‘서로가 이제는 무기가 없다’는 중세시대의 악수가 갖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그런 악수인 셈이다.

즉, 북한은 더 이상 핵을 가질 의향이 없다는 의지를 보이는 악수이고, 미국은 더 이상 북한을 적대시 하면서 체제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악수이다.

이날 악수를 통해 북한은 비핵화의 의지를 보이고, 미국은 체제 안정 보장의 의지를 보인 셈이다.

악수는 말 그대로 만남의 시작을 의미한다. 지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자주 만나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그것이 12초 악수의 정치이며, 한반도 미래를 위한 악수이기도 하다. 이날 두 사람의 악수가 남다른 의미는 바로 그런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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