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저금리 기조 유지, 금융 불균형 커질 수도”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BOK 국제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금융 불균형이 커질 수 있고 통화정책 운용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미국이 오는 12~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으로서도 더 이상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부동산 대출 등을 한 서민들로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통화정책 운용 여력 늘려나갈 필요 고려”

이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사를 통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이 아직 크지 않아 통화 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지만 이 과정에서 금융 불균형이 커질 수 있는 점, 그리고 보다 긴 안목에서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 여력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이 총재는 그동안 계속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야기해왔다. 지금 같은 성장세에 현행 수준의 저금리를 유지하게 되면 가계부채 등 금융 불균형이 커질 수 있고,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한 만큼 여유 있을 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이 총재의 논리다.

美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 보여

이 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대비하자는 측면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12~13일(현지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개선된 고용지표와 낮은 실업률 등 양호한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연방기금 금리가 현재의 1.50∼1.75%에서 0.25%포인트 인상(1.75~2.00%)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 총재도 이런 이유 때문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 서민들에게는 큰 타격

만약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대출 금리가 인상하게 되고 각종 대출금리도 함께 올라가게 된다.

가장 타격을 받은 영역은 부동산 업계다. 정부의 연이은 규제와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가 무너지게 되면 서민 경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또한 양도소득세 중과에 이어 보유세 개편안을 이달 중 발표하게 되면 아파트 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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