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지방선거 이슈에 가려져, 월드컵 특수 운명은 16강 진출

▲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대한민국-온두라스 친선경기에서 붉은 악마들이 열성적으로 응원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이소정 기자] 오는 14일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되지만 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라는 거대 이슈 앞에서 유통업계에게 월드컵 특수는 옛말이 되고 있다.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맥주나 음료, 안주 등 먹거리의 수요가 평소보다 배로 증가해 유통업계의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룬다. 

관련 경기를 즐기기 위해 어떤 장소든 사람들이 TV 앞에 모이고, 그 시간을 먹거리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월드컵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달리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의 좋은 시청 시간대에 경기가 이뤄져 매출 상승 기대감이 더욱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종 초대형 이슈가 있으면서 월드컵 특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통가를 강타하고 있다.

북미정상화담에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애타는 유통업계

이는 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등 거대 이슈들이 월드컵에 앞서 포진해 있는 탓이다.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월드컵 행사가 개최되기 열흘 전부터 붐업을 시켜야 하는데 워낙 큰 이슈가 포진되면서 사람들의 월드컵 관심은 거의 없다.

업계에서는 “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 이슈가 커서 이번 월드컵 특수는 크게 힘을 얻기 힘들지 않나 싶다”면서 현재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탓인지 이마트는 별도로 월드컵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관계자에 따르면 “맥주 행사를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상품만 바뀔 뿐 연중 진행하는 것이다”며 “그렇기에 월드컵 대비라기보다는 요즘 상품 소비가 늘고 있는 품목에 대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월드컵이 매출에 끼치는 영향까지 간과하지는 않았으면서 “매출에 월드컵이 일부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고 답하면서도 맥주 및 음료 등이 여름철이면 수요가 증가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해도 월드컵 때문은 아니라고 말했다.

‘스포츠 경기’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인 치킨 업계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새벽 경기 편성으로 매출이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이번에는 그때보다는 시간대가 유리해 매출이 조금 낫긴 하겠지만, 그래도 증가폭이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교촌치킨도 이와 비슷한 예측을 내놓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치킨이 아무리 장사가 잘돼도 가맹점에서 하루당 소화할 수 있는 한계치가 있다”며 “물론 치킨 전체적으로 보면 판매량이 늘긴 하지만, 치킨 기계 수나 인력 등이 한정돼 있어 한계치 이상 팔기는 어렵다”며 매출 증가가 소폭 증가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봤다. 

실제로 교촌치킨은 경기 시청 수요를 고려해 월드컵 기간 고객 사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적극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없다.

16강 진출만 바라보는 유통업계

반면 이번 월드컵에서 8년 전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의 특수를 기대하는 유통업체도 있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은 매출이 저조했지만, 대표팀의 경기가 저녁에 편성됐던 남아공 월드컵 때는 평소보다 매출이 90%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이유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러시아 월드컵도 16강에 진출한다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이슈가 포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대형 이슈를 잡아먹기 위해서는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는 것 이외에는 크게 방법이 없다고 유통업계는 생각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국가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했으면 바람이 크다”며 “그래야 월드컵 특수가 살아나고, 그에 따른 매출 상승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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