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쉽 코드 발동, 한진 일가 퇴진 여론은 커지고

▲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년도 제3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국민연금 기금 중기자산배분(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2대 주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지배구조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30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 사태와 관련해 향후 조치 계획을 심의해 의결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장관은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는 물론 대한항공 사태의 해결을 위해 국민연금이 사용할 수 있는 주주권 행사를 제안했다.

이에 위원들은 대한항공 주주로서의 회사 경영 안정을 위한 국민연금의 이런 조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기금운용위는 대한항공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기금운용본부로 하여금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 경영진의 의미 있는 조치들을 시행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 한진 일가에 이어 2대 주주

기금운용위가 대한항공에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은 스튜어드십 코드라고 불린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자율 행동 지침이다.

국민연금은 충분히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은 12.45%로 한진칼(29.96%)에 이어 2대 주주에 해당한다. 또한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11.81%도 갖고 있기 때문에 충분하다.

반면 한진그룹 총수 일가 중 대한항공 지분을 보유한 사람은 조양호 회장으로 0.0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한진칼 보유 지분을 통해 대한항공을 지배해왔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디십 코드를 발동하게 되면 오너 일가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

소액주주들과 합심하면 조양호·조원태 OUT?

더욱이 소액 주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25일 경영자문회사인 제이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제이앤파트너스는 최근 대한항공에 주주명부의 열람과 등사를 요청했다. 대한항공은 제이앤파트너스의 요청을 접수해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앤파트너스는 대한항공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아 조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대한항공 경영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상법상 정해진 절차를 밟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성공 여부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어느 손을 들어주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스튜어디십 발동을 이야기하면서 사실상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한진칼이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조 사장은 물론 조 회장의 지배구조 역시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해서 조양호 회장 퇴진 등을 요구해야 한다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고, 대한항공 직원들은 계속해서 조양호 회장 퇴진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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