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미납 교실 쫓겨난 여중생, 그녀가 이제는

▲ 부산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38년간 교사생활을 한 이양자(69·여·오른쪽) 씨가 정년퇴직하면서 받은 기여금(퇴직수당) 중 1억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뒤 전호환 부산대 총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부산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38년간 학교에서 교편을 잡아온 이양자씨(69)가 부산대학교에 1억원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대는 28일 이양자씨가 정년퇴직금과 저축을 더해 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전호환 총장에게 발전기금을 전달하면서 “38년동안 교사 생활을 한 사람이 무슨 돈이 많아 기부하겠는가”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모교인 부산대학교에 발전기금 기부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싶어 이렇게 출연하게 됐다”면서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녀의 사연을 들어보면 부산 영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너무 가난해서 먹고 입는 것을 해결할 길이 없었고, 초등학교 때 육성회비 미납으로 선생님께 혼나 집으로 쫓겨왔고, 중학교때는 등록금 비납으로 시험치는 날 교실에서 쫓겨나면서 많이 울었다고 한다.

이씨는 “비록 모자라더라도 가진 것을 나누고 항상 감사해 했던 할머니와 지게꾼 이석순씨의 삶이 인생의 나침반이 됐다”고 삶을 회상했다.

이어 “예전에는 남을 도우려면 내가 가진 것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석순 아저씨는 지게꾼이면서도 매일 노동으로 번 돈을 모아 초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나눠주는 것을 보고 나도 인생관이 많이 달라지게 됐다”고 부산대에 쾌척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이씨는 2010년 정년퇴직하면서 38년 교사생활을 할 때 모아둔 기여금 1억 5천만원을 받아 미얀마, 탄자니아 등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우물파기 사업과 학교 설립에 일부 후원했다. 그리고 남은 1억원을 부산대 발전기금으로 후원하게 됐다.

부산대 동문인 이씨는 부산여고를 거쳐 1969년 부산대 사범대 가정교육과를 졸업하고 1973년부터 38년동안 서울에서 교사생활을 하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수서중학교 교장 역임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전 총장은 “38년동안 교직생활 노고와 추억이 담긴 퇴직금을 흔쾌히 모교 발전기금으로 출연해 준 이양자 교장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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