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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남(湖南)의 역선택
   
▲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22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 투표를 독려하는 홍보탑이 설치돼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 6.13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까지 일반 국민들은 선거에 크게 관심이 없는 모습이지만 예외지역이 있다. 바로 호남이다. 호남의 경우 전통적인 진보성향의 지역으로 이번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여론조사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민주평화당 기초단체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지역이 호남에서 상당수 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80%이상 보이고 있고 당 지지율도 고공행진을 보이는 호남 그것도 집권여당의 텃밭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창당한 국민의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비례대표 정당투표율에서 국민의당은 26.7%를 얻어 민주당을 앞서 2위를 기록했다. 특히 호남지역에선 28석 의석 중 23석을 얻었고, 정당투표에선 46.1%를 획득해 민주당을 두 배 가까이 앞섰다.

그런데 승부처인 수도권을 보면 서울(49석)에서 정당투표 득표율은 새누리 30.8%, 국민 28.8%, 민주 25.9%다. 그런데 의석은 새누리 12석, 민주 35석, 국민 2석이다. 경기도(60석)도 다르지 않다. 정당투표 득표율은 새누리 32.3%, 국민 26.9%, 민주 26.8% 순이다.

그런데 당선자를 보면 새누리 19석, 민주 40석, 국민 0석이다. 국민의당이 지역적으론 호남을 기반으로, 이념적으론 중도를 장악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1당이 되는 데 혁혁한 기여를 한 것이다.

호남의 이번 민주평화당에 대한 호감은 ‘제2의 안철수 효과’를 기대하는 바가 크다. 국민의당 2017년말 당 대표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경쟁자인 정동영 천정배를 제끼고 당 대표에 오른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민주당 소속 호남 출신 한 인사는 이렇게 증언했다.

"문재인 정부가 새 정부 초기 호남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인사 폭탄’이라고 부를 정도로 신경을 쓰는 데에는 ‘안철수’라는 인물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철수 메기효과(Catfish Effect)’로 볼 수 있다”며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주역인 정동영, 천정배 후보를 당 대표로 내세울 경우 호남은 재차 영남 정권인 문재인 정부로부터 홀대를 받을 것을 염려한 결과다"

메기효과란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라는 의미다. 청어의 싱싱함을 유지하기 위해 수족관에 메기를 함께 넣어둔 노르웨이 어부의 비결로 강한 경쟁자가 존재해야 생명력을 높인다는 데서 유래했다.

호남 입장에서는 안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게 문재인 정부로부터 임기 초뿐만 아니라 다음 대선까지 정치적, 경제적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심리의 반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인사폭탄’으로 부를 정도로 호남인을 정부 요직에 중용했다.

현재 민주평화당은 정치권에서 ‘민주당 2중대’라는 평을 받고 있다. 호남은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을 버리는 대신 민주평화당을 선택해 집권여당에게 ‘묻지마식 지지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한 마디로 역선택이다. 그럴 정도로 호남민들의 정치의식은 높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에 맞서 압승을 했지만 전국선거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이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이번 지방선거 호남민들은 보수정당이 해야할 ‘여당 견제론’을 자청하고 있다.

하지만 그 끝은 다르다. 보수정당의 ‘여권 견제론’은 자신에게 표를 달라는 얘기지만 호남에서 ‘여권 견제론’은 현 집권여당을 튼실하게 만들고 있다. 어차피 종국에는 민평당이 집권여당과 함께할 것이라는 판단도 묻어난다. 호남의 선택에 영남과 보수정당이 참 배울 점이 많다.

백운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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