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G 만든 장본인...LG 미래는 아들 구광모 상무 손에

▲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사진은 2011년 11월 구 회장이 LG화학 유리기판공장에서 생산제품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시킨 구본무 LG 회장이 20일 오전 9시 별세했다. 향년 73세.

구 회장은 평소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가족들 역시 그 뜻을 받아서 이날 평화롭게 영면에 들어갔다. 장례는 가족장이면서 비공개로 치르기로 했다.

구 회장의 별세로 인해 LG그룹의 미래는 이제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이끌어 간다.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구 회장은 故 구인회 회장과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에 이어 3세 경영을 이끈 장본인이다. 1995년 회장에 취임했고, 전자, 화학, 통신을 핵심 3대 사업군으로 집중했다.

LG그룹의 매출은 회장 취임 직전인 1994년 30조원대에서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늘었고, 해외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LG그룹이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디스플레이, 2차전지, 통신사업에 구 회장이 과감함과 집념을 보였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1위 기업이며, 2차 전지 사업은 미래의 먹거리로 우뚝 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SKT, KT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5년 신년사를통해 신성장동력 발굴을 독려했다. 이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자동차부품과 에너지다.

자동차 부품은 LG화학,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개발 중에 있고, 에너지 분야는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부터 시작해서, 토털 솔루션 확보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럭키금성’을 오늘날 ‘LG’로 만든 장본인이 구 회장이다. 회장 취임 당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CI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그만의 뚝심으로 CI를 교체했고, 오늘날 ‘LG’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경총, 노경화합 이어나가

한국경영차총협회는 구 회장의 별세 소식에 “노경화합의 뜻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노경(勞經)은 구 회장이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노사를 넘어 노경이라는 신노사문화 형성을 바탕으로 정도경영’을 추구하면서 나온 말이다.

노사가 당면 현안을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경영진이 함께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자는 뜻에서 ‘노사문화’가 아닌 ‘노경문화’를 강조했다.

또한 정도경영은 LG그룹의 또 다른 대명사가 됐다. 다른 대기업이 오너 리스크가 상당히 극심한 반면 LG그룹은 상대적으로 오너 리스크가 상당히 작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광모 LG전자 상무./사진제공=연합뉴스

LG그룹의 미래는 누가

구 회장이 별세를 하면서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하게 됐다. 하지만 구 상무는 당분간 회장직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당분간 구본준 LG 부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의 보좌를 받으면서 승계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구 상무가 아직 41세에 불과하고, 구본준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LG그룹의 경영 전반을 살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에 구 상무가 회장직을 승계하는 것에는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8일 LG는 이사회를 통해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검찰이 사주일가 탈세 혐의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했는데, 사주일가가 구 상무에게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이 부족해 증여세나 양도세 등을 내지 않고 LG그룹 사주일가가 장내 거래를 통해 구 상무에서 지분을 넘긴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만약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 결과에 따라 LG그룹은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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