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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적 · 고압적 기업문화 아직도 여전‘헛구호’에 그친 형식적 조직문화 개선 노력 등 ‘낙제점’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공공부문 차량 2부제가 시행된 지난 3월 26일 오전 서울 시청역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이소정 기자] 기업 내 수직적·고압적 상하관계와 캠페인성에 그치는 형식적인 조직문화 개선 노력들이 기업들의 수평적 기업문화 정착에 걸림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국내 대기업 직장인 2000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 개선 여부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파악해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 및 조직 건강도’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47%가 다양한 활동에도 여전히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문화 혁신 시도를 ‘형식적’이라고 평가했고, 효과 또한 없으므로 실효성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 수치는 기업이 ‘조직문화 개선’을 외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조직문화가 되려 퇴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제도적 문제 개선부터 필요해”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사고과 평가제도’가 꼽히고 있다. 제도의 특성상 상사는 인사고과 평가를 통해 부하직원의 근무 성적이나 태도, 능력 따위를 평가하고 승진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부하 직원 사이에서는 소위 ‘줄을 잘 서야 출세한다’ 또는 ‘라인끼리 나눠 먹기, 몰아주기 평가가 존재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부당해도 참아야 하는 경직된 상하관계가 연출된다.

이러한 구조에 대해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는 “조직문화의 병폐 중 하나로, 권위주의적·복지부동형 리더들 중심의 경영체제가 관습적으로 굳어서 그렇다”며 “권위주의적 리더가 있는 곳은 서로 소통하고 합의하는 조직 문화가 아닌 일방적인 상명하복적인 주종 문화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공정한 평가를 위한 외부 인사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을 제외한 다른 중소기업 및 영세기업은 “재정적인 이유로 관련 제도를 도입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만연해오는 수직적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들이 반드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열을 매겨 줄을 세우는 문화가 수직적 기업문화를 만연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의견도 있다.

나이부터 학연, 지연 등 서열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많은 만큼 사회 분위기는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것이 일부 당연시 되고 있으며, 이는 기업문화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캠페인성 활동 등 형식적인 노력만으론 개선 불가능”

수직적·강압적 기업문화의 원인 중 하나는 ‘오너’ 중심의 기업 경영에 기인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해왔고, 박 교수는 이에 “강력한 추진 주체가 없어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형식적인 노력만으로는 기업문화 개선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이러한 활동만으로 개선 효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은 대한상의의 또 다른 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조사에서 심층적으로 8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8곳의 기업 모두 지난 1~2년간 기업문화 개선 활동을 펼쳤으나 1곳을 제외한 7곳은 실질적인 조직적 개선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이들 7곳은 기업문화 개선 활동들에서 ‘가족의 날’, ‘정시 퇴근 방송’ 등 캠페인성 개선 활동, ‘강제 소등’, ‘집중 근무 시간 운영’ 등 현상 개선을 위한 일부 강제적 조치만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개선 방안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나머지 1곳은 구조의 변경과 조직적 업무 방식의 변화를 이뤄내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다수의 직원은 이러한 활동들이 실질적인 문제나 성과와는 연결되지 않는다며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고 반응했다.

또한 구조적 변화 없이 ‘무늬만 혁신’인 경우가 빈번할 경우, 오히려 형식적인 혁신 과제들로 인해 업무만 늘어난다는 불평이 이어졌다. ‘혁신’에 대한 피로감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 관계자는 “구시대적 캠페인성 활동과 현상 개선에 치중해서는 의미 있는 개선이 불가하다”면서 “새로운 전략적 방향에 맞춰 조직 구조와 업무 방식을 포함하는 근본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시대는 변하는데 고압적인 오너 중심의 체제가 고착화돼 기업문화 개선이 어려운 것이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형식적인 노력만으로는 기업문화 개선은 어렵다. 사회적 분위기를 점검하고 사내 제도적 문화를 수정·보완하는 등 배경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선책으로 “구조의 변화까지 추진해야 지속적인 효과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면서 “예를 들면 전문 경영인들이 많이 경영일선에 나서야 하며, 오너 체제를 적절하게 순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소정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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