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뉴스워치=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법무부는 국제결혼에 대한 비자 발급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심사기준을 지난 2014년 4월1일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배우자가 결혼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결혼이민자가 한국어 관련 학위가 있거나 과거 1년 이상 한국에서 거주한 적이 있는 경우, 부부가 외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경우, 부부 사이에 이미 출생한 자녀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초급 1급을 취득하거나 법무부 장관이 승인한 교육기관에서 초급수준의 한국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등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개정안은 또한 한국인 배우자가 일정 소득요건을 충족할 때만 외국인 배우자를 초청할 수 있도록 했다.

법무부는 그동안 기본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거나 가족부양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외국인과 결혼하면서 가정폭력과 배우자 가출 등 여러 사회문제를 노출해 온 현실 등을 감안, 이를 예방하고자 심사기준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가족부양 능력이 부족한 국민이 외국인을 초청하고, 국가와 사회가 비용을 들여 정착을 지원하는 구조가 오히려 다문화가족을 소외계층으로 인식시키고 복지 지출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동안 국제결혼은 농촌총각의 혼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통로였다. 지난 2011.11 통계청의 ‘다문화인구동태통계'에 의하면 2009년을 기준으로 한국인 남성의 외국인 여성과의 혼인비중은 농어촌지역이 12.9%로 도시지역 7.2%보다 높다. 2010년에는 다시 전년보다 3.7% 증가해 전체 혼인에서 10.5%를 차지했으며 2011년에는 329,087건 중 9.0%인 29,762건이 국제결혼이었다. 그런데 '2012년 다문화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이 외국여성과 결혼건수가 2011년보다 7.2%나 줄어든 반면 한국여성이 외국남성과 결혼 건수는 1.2% 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많은 ‘농촌총각’ 중 상당수가 이미 결혼했고, 농촌 인구의 감소에 따라 결혼적령기의 미혼 농촌총각의 수도 역시 줄고 있다. 전국 읍면지역에서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 건수는 정점에 이르렀던 2006년 8746건에서 지난해 6074건으로 5년 만에 30.6%나 줄었다. 농촌총각의 외국인 결혼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다문화가정의 이혼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기본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생긴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거니와 어학기준과 한국인 배우자의 경제적 능력에 대한 심사 강화는 농촌 총각이나 저소득층의 국제결혼 기회를 아예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과거 교육부는 외국인유학생의 탈법취업 등을 막기 위해 2011년부터 외국인 유학생 자격조건을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으로 강화하고 유학생인증제 등 유학생 관리강화 제도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중국인 유학생이 2년 전, 4만6378명에서 3만6683명으로 9695명이 감소하였다고 한다. 유학생에게 일정수준이상의 한국어 실력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성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유학생의 대폭 감소를 가져왔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결혼 후 비자를 받지 못해 생길 수 있는 인권침해의 문제와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능력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지만 의사소통 면에서 큰 효과가 없고 비용 등만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참고해야할 것이다.

한국어실력을 비자심사의 전제로 삼는 것은 동화주의적 발상으로 우리의 다문화를 편협하게 만든다. 또한 우리 다문화 사회의 건강성을 위하여 다문화인구를 다양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의 소득수준 향상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나 정책이나 제도의 개선 없이 국제결혼 ‘봉쇄’만으론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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