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전문경영인 정책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선도 주문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10대 그룹 전문경영인들이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체임버 라운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구 신세계 사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김준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이상훈 두산 사장./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0대 그룹 전문경영인을 10일 만나서 일감몰아주기 및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 주문했다. 전문경영인들 역시 김 위원장에게 “할말은 했다”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10대그룹 전문경영인 정책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 윤부근 부회장, 현대차 정진행 사장, 에스케이 김준 위원장, 엘지 하현회 부회장, 롯데 황각규 부회장, 지에스 정택근 부회장, 한화 금춘수 부회장, 현대중공업 권오갑 부회장, 신세계 권혁구 사장, 두산 이상훈 사장 등 10대그룹 전문경영인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지난해 6월과 11월 각각 회동을 했고, 이번이 세 번째다.

이들이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이날 논의된 얘기가 대기업에서 어덯게 구체화 될 지 주목된다.

김상조 “일감몰아주기 안돼”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공정위는 철저하고 엄정하게 제재를 해왔다”면서 “일감 몰아주기는 지배주주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고, 경제력 집중을 야기하는 잘못된 행위”라면서 더 이상 일감몰아주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정경제와 혁신성장 모두를 심각하게 저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감몰아주기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기업의 일감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문경영인들을 향해서 “기업도 일시적으로 조사나 제재를 회피하면서 잘못된 관행을 지속하기보다 선제적으로 관행을 개선해주길 당부한다”면서 지속적인 개혁을 당부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제공=연합뉴스

이재용 스스로 삼성 지배구조 개선 나서라

삼성그룹에 대해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는 최 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분명한 사실은 삼성도 삼성생명을 통해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출자구조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문제를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정은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야한다”면서 이 부회장 스스로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결정이 늦어질수록 삼성그룹과 한국경제 전체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며 “정부가 선택하고 강요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시간도 걸리는 문제지만 결정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정 나쁜 결정이라는 것을 삼성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률로서 강제할 수 없는 사항들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대기업 지배주주 일가들이 핵심 주식만 보유하고 비상장회사 주식 등 비주력 회사 주식은 보유하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재벌개혁은 일관되게 추진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에 대해 3년 혹은 5년의 시계 하에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재계는 지배구조와 거래관행의 분야에서 개선사례를 발표하고 또 추진해왔다”면서도 “이러한 노력은 정부정책에도 부합하지만 무엇보다 시장과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면서 아직까지 재벌개혁이 미진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재벌개혁이 ‘너무 느슨하다’는 평가와 ‘거칠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양쪽 시각의 가운데 지점에서 재벌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기업 의견 적극 반영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조항에 형벌조항이 들어가 있다”면서 “향후 공정거래법에는 형벌조항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예를 들면서 롯데가 동일인(사실상 총수)이 변경되면서 그룹 내 친족이 160명이 넘게 됐는데 이들이 대부분 외국인이기에 제출 서류를 일률적으로 제출받기 어렵다면서 “특수한 사정에서 동일인 관련 자료 제출이 늦어진다고 형사처벌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지난해 네이버 동일인이 변경되며 휴맥스의 모든 계열사가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됐고, 올해는 모 그룹의 경우 독립적인 회사인데 갑자기 동일인 변경에 따라 계열사로 지정되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리게 됐다”면서 “앞으로는 대기업 집단 지정할 때 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행법상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시도할 경우 투자하는 회사를 하나로 다 묶어서 관리하는 회사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고, 이러한 경우 제약 규정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며 “이러한 제약을 현실적으로 풀어주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대해 기업인들도 말을 많이 했다면서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주문했다는 뜻을 보였다. 그러면서 분위기는 좋았다고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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