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회· 진상규명 대책본부 8일 기자회견, 31년만에 의혹 재점화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파문이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의 진실공방으로 불똥이 튄 모습이다.

KAL 858기 유가족회와 KAL 858기 진상규명 대책본부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대한항공 서소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측에 1987년 KAL 858기 폭파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유족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KAL 858기 폭파사건이 조작됐다고 지금까지도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들은 KAL 858기 폭파사건에서 "유품 하나, 시체 하나 찾지 못했다"면서 "조작된 사건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어 “115명이 숨진 사건인데 사고가 왜 일어났고, 비행기가 어디서 떨어졌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다시 제기했다.

 이  사건은 KAL 858기가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경유, 서울로 향하던 중 인도양 상공에서 실종돼 탑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모두 희생된 사건이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는 사건 직후 북한의 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 등에 의한 폭파 테러사건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당시 북한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안기부가 당시 1987년 13대 대선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으로 조작한 사건이라는 의혹이 사건 발생 당시부터 제기됐다.

1987년 12월에 실시된 13대 대선은 그 이전의 간접 선거에서 국민의 직접 선거로 바뀐 뒤 첫 대선으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4명의 유력 후보가 출마해 경쟁이 치열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됐었다.  

이에 대해 주범으로 지목돼 체포돼 13대 대선 직전 국내로 압송된 김현희씨는 석방된 뒤 자신은 88서울올림픽을 저지할 목적으로 KAL 858기 폭파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의혹 공방이 계속 이어지면서 KAL 858기 폭파 사건이 북한에서 일으킨 테러인지 안기부가 조작한 사건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2006년 8월과 2007년 10월 정부는 재조사를 하게 됐고, ‘조작이 아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전 의원은 2016년 2월 23일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에서 KAL 858기 폭파 사건은 북한이 아닌 안기부 자작극이라는 의혹을 다시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진실은 대한항공이 갖고 있다고 판단한 KAL 858기 폭파사건 유가족들이 진실 규명을 위해 대한항공이 나서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이날 연 것이다.

이미 재조사를 통해 KAL 858기 폭파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결론이 내려진 상황에서 또 다시 조사가 이뤄질지,  또 그에 따라 새로운 진실이 드러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