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팬덤 현상'에 취하면 정국 불안은 계속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국회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정부가 오는 10일로 출범  1주년을 맞이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적폐청산'과 '소통'을 기치로  내세우고 파격 행보를 앞세워 지금까지는 대체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1년이 지나면서 문제점 역시 곳곳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앞으로 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문재인 정부 1년을 정치·외교(안보)·경제·사회 등의 순서로 총정리 한다.  [편집자주]

문재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대통령 취임을 환영하기 위해 거리에 나온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대선에서 승리하고 난 후 가장 강조한 것 중  하나는 ‘소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의 리더십'을 앞세워 파격 행보를 보였다. 불통과 권위로 상징됐던 박근혜 정부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파격과 소통의 행보는 ‘팬덤 현상’까지 일으켰다. 팬덤 현상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현상"을 말한다.  "우리 이제 하고 싶은거 다해’라는 말을 남길 정도가 됐다. 이런 ‘팬덤 현상’은 아직까지는 70%대의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해 5월 15일 여민관으로 출근길에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커피 마시고 산책하고 안아주고

문 대통령의 파격 행보는 청와대 수석과의 커피 타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커피 타임 모습은 어느 나라 지도자나 즐겨 상용하는 연출 수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차이는 실외와 실내의 차이가 있었다.  임기 초반 수석들과 함께 청와대에서 오찬을 즐긴 후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모습은 ‘소통’의 상징처럼 이야기가 됐다.

이를 두고 마치 영화에서 보는 듯한 장면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자신들의 참모와 스스럼 없이 산책하고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국민에게 소탈한 대통령의 모습으로 각인됐다.

문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셀카를 찍어주기 바빴다. 지난해 5월 12일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았을 때 시민들이 스스럼 없이 다가가 셀카를 찍는데 경호원들이 제지를 하지 않았다. 열린 경호를 주문한 문 대통령의 스타일이 이런 자연스런 장면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같은 모습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문 대통령을 심정적으로 가까운 사람으로 여기는데 도움을 주었다.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시 자리에서 일어나 달려나가서 한 유가족을 끌어안는 장면은 국민들 사이에 큰 울림을 낳았다. 사전 각본 이나 즉흥적 연출이 아닌 자연스러움이 묻어나 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진정성을 느끼게 했다. 마치 아버지가 딸을 안아주는 모습을 보는 듯 했다는 평가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파격적인 소통행보를 보이면서 팬덤 현상을 낳게 됐고, 그것이 고공 지지율로 연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8일 37주년5.18기념식에서 유가족을 안아주면서 위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적폐 청산, 두 전직 대통령은 구치소에

문재인 정부의 1년을 지탱하는 두 축이 있다면 하나는 ‘소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적폐청산’이다. 결국 지난 1년 동안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면서 '적폐 청산'의 상징적 산물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는 신속하게 이뤄졌다.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과 정부 부처는 저마다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과거 '적폐'를 자체적으로 조사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고발하는 일이 잇따랐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국가권력기관 댓글 사건의 경우 검찰에서 별도의 수사팀을 꾸릴 정도로 방대한 수사가 이뤄졌다.

이는 박근혜,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원이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뇌물로 상납한 의혹까지 불거지는 계기가 됐다.

 적폐청산 수사의 절정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한 수사였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을 핵심 대상으로 삼아 검찰은 약 3개월의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다시의 실소유주로 결론을 짓고, 각종 부정한 금품거래와 경영비리 등에 대한 책임을 이 전 대통령에게 물었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횡령, 배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재판에 현재 넘겨진 상태다.

국민들은 두 전직 대통령이 시차를 두고 피의자로 잇따라 구속, 수감되는 초유의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1심 재판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9일 청와대에서 4당 대표 초청 오찬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선 당시 국민의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재인 대통령, 이혜훈 당시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사진제공=청와대

여소야대 정국,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문재인 정부 1년을 살펴보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집권 초반부터 여소야대 국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야당과 협치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삼는 일에 실패했다.

물론 문 대통령은 야권을 향해 국정 현안을 직접 설명하는 노력을 보이긴 했때. 그렇다고 역대 정권과 비교해 그 노력이 눈에 띨민큼 돋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국정운영이 꼬이는 탓을 야권에 돌리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야권과의 소통을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이 부족해 보였던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여소야대 국회 구조에서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앟으면서 결국 정국을 지금처럼 경색되게 만들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디

특히 드루킹 특검 수용을 놓고 현재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현재 상황은 '내로남불'을 반복하는 것처럼 국민들의 눈에 비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자리 추경 예산 같은 시급한 민생 현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책임에 대해 국민들은 야권보다는 정부 여당에 더 무게를 싣는다.

또한 정부가 지금은 폐기된 개헌안을 발의했던 것을 두고  여론만 믿고 일방통행으로 과속했다는 평가도 있다. 오히려 야당을 자극해 국민적 바람이었던 조기 개헌을 수럭 속으로 빠뜨리는 결과를 빚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국을 더욱 꼬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어느 정권이나 집권 초기에는 높은 국민 지지도를 유지하는 것이 상례였다. 국민들의 높은 기대치에 기대어 야권의 협조를 끌어내기도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집권 2년차에 들어서면 그런 분위기는 금세 사그러드는 현상을 그동안 자주 보아왔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야권과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 지난 1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2일 청와대 수석들과 오찬을 즐긴 후 여민관 근처에 산책을 하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문제 발생, 조국 책임론

문재인 정부 1년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인사검증의 실패이다. 적어도 이것만틈은 역대 정권의 전철을 구대로 밟고 있다. 1년 동안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9명이 낙마했다.

안현호 일자리수석·김기정 국가안보실2차장은 내정자 단계에서 물러났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검증과 무관하게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더욱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낙마 사태는 총체적 인사검증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인사검증 실패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는 조국 수석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결코 흘려들을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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