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향해 맹비난...트럼프, 장소와 시기에 침묵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북미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 발표가 미뤄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 주 장소와 시기기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6일 북한 외무성은 미국을 향해 “우리에 대한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 추구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북한은 그동안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국은 미국대로 북미 대화에 대한 일정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영구적 핵 폐기’를 강조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위원은 전화통화를 갖고,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내놓았다.

이는 미국과 북한의 물밑 접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지고 있다. 북미 회담을 앞두고 대북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北·美, 완전한 비핵화 놓고 다른 생각

더욱이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미국은 ‘영구적 핵폐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영구적 핵폐기는 핵탄두 외에 ICBM과 같은 운반체(미사일), 핵개발 기술과 인력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롸를 말하면서  체제보장이란 전제조건을 달았다. 김 위원장 역시 남북정상회담에서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 약속을 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말했다.

즉, 김 위원장은 비핵화 논의에 앞서 ‘종전 및 불가침 약속’을 미국이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 실천 의지를 담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두 사람 간의 의견 차이가 북미회담을 위한 실무적  조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미회담에 대한 일본의 입장도 북미회담의 순조로운 추진에 방해가 되고 있다. 일본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 북한 인권 문제를 북미협상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도 아직은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판문점에서 싱가포르로?

유력한 회담 장소가  판문점에서 싱가포르로  옮겨진 듯한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판문점은 회담장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쉽지 않은 장소이다. 왜냐하면 판문점에서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게 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기 어렵다.

반면 싱가포르는 제3국의 입장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회담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만약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면 그만큼 북미정싱회담이 어려운 교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오는 22일 열릴 예정인 한미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지 여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북미정상회담의 당사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돌파구 역시 결국은 그들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북미간의 신경전은 북미정상회담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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