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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시각] "일과 가정의 조화 …참 어렵네"3명 중 2명 꼴로 야근· 초과 근무 등으로 가정 소홀 스트레스
▲사진출처=픽사베이

[뉴스워치=이소정 기자] 올초부터 주당 법정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었지만 3분의 2가 넘는 직장인들이 여전히 일과 가정의 조화 문제로 큰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벼룩시장이 직장인 909명 대상으로 진행한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8.3%가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미혼자(25.1%)보다 기혼자(60.3%)가, 자녀가 없는 가정(11.4%)보다 자녀가 있는 가정(63.5%)에서 갈등을 더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과 직장 사이…갈등 원인은?

워킹맘들의 고민은 한결같다. “회사 일이 바쁘다 보니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해주기 어려워 죄책감이 든다.”, “바쁘게 사느라 자녀와의 사이에 생긴 갈등의 골을 메우기 힘들다” 등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직장과 가정 사이 갈등의 원인으로 ‘잦은 야근 및 초과 근무‘(28.8%)가 가장 많이 꼽혔다. 야근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다는 것이다.

‘일하는 엄마’로 사는 이연지(35)씨는 워킹맘이 짊어져야 할 무게에 요즘 너무 고단하다. 하루는 야근에 치여 시장을 보는 것을 깜박하는 바람에 다음날 아이의 소풍 도시락을 못 싸줬다고 말하는 연지씨의 눈에는 눈물이 어렸다. 그녀는 이어 “아이 유치원 행사는 아예 못 챙긴다”며  죄책감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이밖에도 갈등 원인으로 ‘고용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22.4%), ‘적은 월급’(20.3%).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18.4%), ‘잦은 회식 및 술자리’(10.1%)가 조사됐다.

소통부족, 가정불화 불씨

엄마만 힘든 것도 아니다. 해외 출장이 잦은 가장 김 모(49)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씨는 “잦은 출장으로 몸이 많이 힘들지만, 중학교 들어간 아이를 생각해 힘을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가 나를 굉장히 어색해한다”며 “이대로 가다간 서로 아무 말이 없는 남보다 못한 부녀관계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탓에 업무에도 차질이 왔다는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가장 김씨의 걱정처럼 ‘가족 간의 대화시간 부족’(42%)이 가정과 직장 간의 갈등으로 인해 가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가족과의 대화가 부족한 것이 가정불화의 불씨가 되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가정과 직장 간의 갈등은 직장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유발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29.5%가 ‘업무 사기 저하 및 권태감’이 나타난다고 답했으며 ‘퇴사 및 이직의 욕구 증가’(29.3%), ‘직장 만족도, 충성도 감소’(27.2%), ‘업무 생산성 감소’(12.1%) 등이 뒤를 이은 것이다.

“워라밸 위해 ‘탄력근무제’ 도입하자”

일과 가정의 균형, 나아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려면 정부 차원에서 일을 줄이고 퇴근 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들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강세다.

같은 사이트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 도입돼야 할 제도 1순위로 ‘탄력근무제’(27.5%)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뒤이어 ‘퇴근 후 전화, 메일, SNS 등으로 업무지시 금지’(20.8%). ‘주말근무 금지’(17.6%), ‘주 4일제’(17.4%), ‘PC 강제 오프(야근금지)’(11.4%), ‘남성 육아휴직’(5.3%) 순으로 나타났다.

초과 근무를 법적으로 제한하고 근로자에게 일부 자율성을 부여하는 ‘탄력근무제’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의 의견이 혼재했다. 긍정적인 반응은 77.5%, 부정적인 반응은 22.6%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측은 ‘업무 효율성 제고 및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긍정적인 응답을 한 참여자 A씨는 “불을 피우는 데도 반드시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가 없으면 불이 꺼지듯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원을 직장에서 오래 열정을 태우게 하려면 숨 쉴 틈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당한 퇴근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그만큼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반면 ‘초과 근무로 인한 수당이 없어져 실제소득이 감소하여 싫다’(12.9%), ‘노사는 공생관계, 기업의 수익성과 생산성도 감안해야 한다’(9.7%) 등 부정적 영향도 있다는 답변도 나왔다.

이렇듯 여론에서는 일과 가정의 균형에 대한 정부의 대책들에 의구심을 표하고 더 나은 개선을 바라는 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현재까지 나온 제도들이 실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한 내년 7월부터 도입될 근로시간 단축도 공공기관 및 대기업을 제외한 민간 사기업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실효성이 부족할 것으로 보는 부정적 추측도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에 오랫동안 치여온 직장인들의 원성이 이제 지친 나머지 잦아들고 있는 것이다.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들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믿음이 불투명한 만큼, 일과 가정 사이에 끼여 고통받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소정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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