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족 덕분 10만원대 이상 고가 장난감도 ‘불티’

▲ 사진출처=픽사베이

[뉴스워치=이소정 기자] 어린이날 앞두고 유통업계는 어린이 고객 보다는 어른 고객 즉 키덜트족을 주목하고 있다. 어린이 고객보다는 키덜트족이 고가의 장난감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키덜트(Kidult)족은 "어른이 됐음에도 아이들의 물건이나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다.  

 어린이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 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이번 주말은 어린이날 시즌의 정점이며, 장난감 매출이 가장 높을 것이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라면 가격이 비싸서 잘 안 팔리는 상품까지 ‘어린이날’ 특수로 다 팔린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비싼 장난감들의 매출이 느는 것을 두고 “키덜트족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아이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사면서 자신이 사고 싶은 장난감도 같이 구매한다는 것이다.

당당히 장난감 사고픈 키덜트족

 이제 키덜트족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평소 아이들 장난감을 사 모으는데 주변의 시선을 이 부담스러워 하는 키덜트족들은  "어린이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복합 쇼핑센터 아이파크몰 6층에 몰려있는 ‘레고’, ‘닌텐도’, 미니카 전문업체 ‘타미야’, 유명 애니메이션 건담의 프라모델을 파는 ‘건담베이스’에는 매장마다 20여 명의 손님들로 북적였다.

혼자 온 어른들도 대여섯 명씩 눈에 띄었다. 타미야 매장에 서 있던 남 모(35)씨는 양손 가득 구입한 건담 상품을 들고도 다른 상품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남씨는 “아들도 로봇을 좋아 한다”며 아이 선물로 건담 제품을 사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날은 아들 선물 핑계로 내 것까지 자연스럽게 살 수 있어 이 괴를 놓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피규어나 RC카 같은 프리미엄 장난감, 어른들을 위한 고가의 상품을 주로 취급한다”며 “처음부터 키덜트족들을 대상으로 준비해놓은 것인데 사실 어린이날에 매출이 평소보다 많이 오른다”고 말했다.

인터넷 구매로 익명성 보호

키덜트족의 특성 중 하나는 상품 가격에 덜 민감하다는 것이다.   값이 비싼 편이라 하더라도 갖고 싶은 장남감을 구매하는 키덜트족이 많다는 의미다.

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외국산 장난감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외국산 장난감 제품의 매출이 국산 제품을 추월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티켓몬스터가 운영하는 소셜커머스 티몬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공개한 최근 3년 4개월(2015년1월~2018년4월)의 장난감 매출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입 장난감 매출 비중은 22%에서 47%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 10만원 이상 고가제품의 매출 비중 또한 15%에서 20%로 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입 제품 점유율이 올라가며 고가 장난감의 매출 비중이 덩달아 높아진 것도 키덜트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매장에서 고가의 장난감을 고르고 구매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