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명문화에 의미 부여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함께 나무망치를 들고 디저트인 초콜릿 원형돔 ‘민족의 봄’을 개봉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서명된 이른바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명문화를 시켰다는 것에 상당한 의의가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 위한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문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라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의 핵 포기 의사는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안보를 중시하는 일부 보수 인사들에게 있어 이날 선언문은 상당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이날 선언문은 최적의 선언문이라는 평가다.

명문화된 비핵화, 구체적 실천은

이날 자유한국당 등 보수 세력은 이날 선언문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낸 이유는 단 하나다. 비핵화의 구체적 실천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이날 선언문은 그야말로 ‘선언’에 그쳤을 뿐,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은 없다.

이에 다소 실망스런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보다는 상당한 진전이 있다는 의미가 부여된다.

왜냐하면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의지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입’으로만 외쳤던 비핵화이다. 문서화된 것이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비핵화의 의지를 진짜 갖고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이제 비핵화를 문서로 담았다. 이는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린 것이다.

판문점 선언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그런 선언이다. 때문에 구체적인 실천 계획은 없지만 김 위원장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다.

더욱이 명문화된 비핵화는 ‘완전한’ 비핵화이다. 단순히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그 의미가 상당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환송공연이 끝난 뒤 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작별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비핵화,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 시험대

비핵화를 명문화했다는 의미는 이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라는 역할이 얼마나 결실을 맺게 하느냐의 몫으로 남겨졌다.

문 대통령은 오는 5월 중순 미국을 방문, 도덜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의 의제는 아무래도 판문점 선언과 북미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문’을 동봉한 채 미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서명이 담긴 ‘판문점 선언문’을 제시하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판문점 선언’에 담겨있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돼있다.

즉,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말로 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의미가 부여된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이제 문서로 남겨졌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구체적 실천 논의와 함께 북미수교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문서화된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보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게 되면 북미정상회담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판문점 선언문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논의를 하는 그런 전초전 역할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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