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없는 매장’ 이례적인 결제 시스템에 고객은 혼란스럽다

▲ 스타벅스는 지난 23일부터 삼성역점, 구로에이스점, 판교H스퀘어점 등 3개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받지 않고 있다./사진제공=스타벅스

[뉴스워치=이소정 기자] 스타벅스는 지난 23일부터 삼성역점, 구로에이스점, 판교H스퀘어점 등 3개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받지 않고 있다. 

대신 스타벅스에서만 사용하는 전용 카드에 현금을 충전해 쓰도록 유도하고 있어, 과도한 마케팅 혹은 재방문을 유도하는 불필요한 '호객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객 불편은 뒷전, 느려진 매장

“현금밖에 없으시면 스타벅스 카드 만드세요.”

‘현금 거래 없는 매장’ 시범 운영 시작 후, 매장 안에서 으레 들을 수 있게 된 안내 문구다. 신속한 결제와 서비스가 생명인 카페임에도 이 안내만 들리면 매장 이용객들의 주문 속도 또한 조금씩 늘어졌다. 현금 사용 불가와 카드에 대한 설명, 카드 충전 등 몇 차례 질의응답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금 거래 없는 매장’에서는 신용카드, 스타벅스 카드, 모바일 페이 등의 결제만 가능하다. 현금만 있고 다른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면 스타벅스 카드를 따로 만들어야만 음료를 구매할 수 있다. 결제까지의 과정이 한 번에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한 단계가 더 끼어든 셈이다.

이는 “국내는 스마트폰, 모바일 페이 등 결제법이 많이 보급된 상태이므로 해당 모델을 적용했을 때 불편함보다는 주문 시간의 단축 등의 편의 제공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밝힌 관계자의 말과는 괴리가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제 방법의 혁신, 신속한 주문-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라는 스타벅스의 해명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시범 운영이 3일밖에 지나지 않아 운영을 통해 얻을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반대로 3일밖에 안 됐음에도 불만이 여기저기서 새어 나오고 있어 일부 고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과도한 마케팅, 호객 행위?

극단적으로 현금을 배제한 결제 시스템의 출현에 불만과 함께 의혹들도 속출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교통카드나 현금을 쓰는 청소년층이나 모바일 결제에 익숙지 않은 장년층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시범 운영 시작이 시작된 지 3일이 지난 오늘, 가장 불만이 없었던 2~30대 층에서도 불편을 하나둘 호소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 카드 분실하면 환불해준다고는 하는데, 절차가 까다로워서 사실상 버리는 돈이 많을 것 같아요”

26일 오후 스타벅스 시범 운영 카페에서 결제하려다 카드 분실 사실을 깨닫고 쓰지 못한 최 모(29)씨는 이같이 불만을 토로했다. 최 씨의 설명에 따르면 카드를 분실하면 본인 확인을 위해 반드시 홈페이지 가입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실제 스타벅스 카드의 분실 신고 및 잔액확인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온라인이나 모바일 어플을 통한 신청의 경우 스타벅스 코리아 가입이 필요하다.

환불 또한 현금으로 환불받으려면 최초 충전한 합계 금액의 60% 이상 사용된 경우에만 가능하다. 만약 이보다 덜 썼으면 새로운 스타벅스 카드를 만든 후 그 카드에 금액을 이체시키는 방식으로 환불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에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처음 안 사실이다. 때문에 해당 사항에 대해 논의된 사항이 없어 특별한 입장을 밝힐 순 없지만, 스타벅스 전용 카드 자체보단 그 카드를 통해 스타벅스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 지가 더 우려된다”며 “현금 같은 경우는 고객의 구매 취향, 나이, 성별 등 개인 정보를 파악할 수 없지만, 카드 사용으로 매장에 정보가 등록되면 개인의 소비 성향 및 매장 이용률 등 일정한 패턴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한 “카드 안에 그러한 정보 수집의 기능이 탑재돼 있다면 이에 대한 동의를 다 받았는지, 혹은 그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충분히 고지를 하고 있는지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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