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일교차·환절기 대비 제품 불티

▲ 20일 경기도 구리 수택동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 남양주 톨게이트에서 바라본 서울 강동구 지역이 미세먼지 등으로 온통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스워치=이소정 기자] 4월 환절기, 날씨가 하루에도 10도씩 넘나들며 변덕을 부린다. 건조한 날씨와 함께 봄철 불청객인 황사와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려 호흡기뿐 아니라 온몸이 괴롭다.

이제는 건강과 생활의 균형을 깨뜨리는 이 불청객이 지긋지긋한 요즘, 미용·의류·제약·전자 등 각 업계에서는 이에 발맞춰 미세먼지가 잘 달라붙지 않는 화장품과 의류,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 손소독제, 안구세정제 등 관련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전자업계도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등 미세먼지라는 외부 유해 자극에 맞서 건강한 생활을 지켜주는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큰 화두로 떠오르면서 동시에 미세먼지 특수라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낸 셈이다.

화장품 업계는 피부미인 열풍으로 미세 먼지 대응 제품 호황

최근 미세먼지가 모공을 막아 다양한 피부 문제가 생기면서 ‘피부 미인’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피부 진정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화장품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한 클렌징 제품 및 피부 진정 제품, 화장할 때 미세먼지가 피부에 최대한 달라붙게 해 트러블 가능성을 낮추는 메이크업 제품 등 미세먼지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 시키는 제품들을 쏟아내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세먼지 등 유해 환경에 노출된 피부는 더욱 민감해져 있기 때문에 세정력만 강한 클렌징 제품을 쓰면 피부 노폐물을 제거하다가 오히려 피부 표면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따라서 세안 후에 촉촉함을 남기는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업계들의 아이디어 제품이 쏟아지면서 미세 먼지 관련 제품의 개발 및 연구 의뢰 건수도 늘고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한국콜마 관계자는 “화장품 특성상 물리적인 영향이 크지 않은 만큼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것보다는 깨끗하게 지워내는 방향으로 연구 및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실제로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외부 유해 성분과 노폐물을 씻어 내는 클렌징 화장품의 의뢰 건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기간 동안 신세계백화점 화장품 매장과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한 화장품 편집숍의 클렌징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14.8%, 헤어 케어는 20.1%로 대폭 상승한 것이 확인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20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멀리 롯데월드타워가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게 보이고 있다.

전자제품 업계는 의류·공기 케어에 집중

직접 내 몸에 닿는 ‘옷’의 청결한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제품 업계는 높아가는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켜 주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미세먼지가 피부에 산화적 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하는 등 피부를 손상시키고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에 LG전자의 의류관리 가전이 내놓은 ‘LG 스타일러’는 의류관리기의 효과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 천식알레르기협회(AAFA)에게서 ‘천식·알레르기에 도움 되는 제품’ 인증을 받은 것이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LG 스타일러만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물을 이용해 만든 ‘트루스팀(TrueSteam)’으로 의류에 묻은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의 세균, 집먼지 진드기, 미세먼지 등을 효과적으로 없애준다.

이밖에도 소비자들이 집에서만큼은 쾌적한 공기를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공기청정기를 많이 선택해 인기를 끌고 있다.

코웨이가 출시한 A.I.공기청정기 ‘액티브액션 공기청정기 IoCare’는 CA(한국공기청정협회)의 초미세 먼지(0.3㎛기준)의 집진 성능 실험 기준, 97.5%의 초미세먼지 제거율 97.5을 달성해 더욱 눈길을 끈다.

소비심리에 발맞춰 판매율도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19일간 의류관리기·의류 건조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3.2%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기청정기 또한 매출이 대폭 올라 66.4%를 달성했다. 아울러 공기정화식물 등의 제품에서도 3% 매출 신장이 나타났다.

패션·제약업계도 미세 먼지 대응 제품 줄줄이 출시

제약 업계도 각종 세정제, 소독제에서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올봄 들어 미세먼지가 더욱 극성을 부려 일회용 마스크, 세정제, 손소독제, 코 세척기 같은 미세먼지 관련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한 것이다.

피부뿐 아니라 눈, 코 등 구석구석 씻을 수 있는 세정제에 대한 소비자의 높아지는 관심에 동아제약은 눈 속 이물질을 씻어낼 수 있는 안구 세정제 ‘아이봉’을 출시했다. 또 다른 제약업체는 미세먼지에 노출된 호흡기를 관리하기 위한 ‘코 세척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패션업계에서는 단연 ‘마스크’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9일간 마스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3% 증가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식약청에서 판매 허가를 승인받은 제품만도 300개에 달한다”며 “현재 업계에서는 잠정적으로 미세먼지·황사 관련 마스크 시장 규모를 약 700억 정도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리넥스 황사 마스크’ 등 황사 마스크의 경우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약 200%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앞으로도 계속 시장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미세먼지의 차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미세먼지의 원인인 환경오염에 대처하는 제품까지 등장했다. 친환경 및 업사이클링, 즉 재활용에 디자인적인 가치 등을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패션업계 관계자는 “환경문제가 심각한 요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 성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잇따라 기업에서도 장기적인 친환경, 업사이클링 전략에 대한 다양한 캠페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친환경,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일반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기능과 디자인이 담겨있고 소비자 스스로가 가치 소비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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