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픽사베이

[뉴스워치=이소정 기자] 지난달 아모레퍼시픽 등 여러 화장품 업체는 유해성분 검출 적발로 행정조치를 받으면서 또 한차례 물의를 빚었다. 이처럼 몇 년째 믿는 소비자 발등에 도끼를 찍어대며 안전성 논란을 일으키는 화장품, 어디까지 믿고 쓸 수 있을까? 

“손님~ 이번에 신제품 출시됐거든요, 기념 행사하는데 이 제품은 어떠세요?”

매장에 서서 화장품을 고르다 보면 으레 들을 수 있는 안내 멘트다. 직원에게 좀 더 설명을 부탁해도 교육받은 내용을 넘어서는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는다.

이렇듯 피부에 직접 접촉하고 흡수시키는 화장품이지만, 기업은 한두 가지 특별하거나 가치로써 미는 성분이 아니고서는 결코 함유 성분들에 대한 사항들을 내세우지 않는다. 물론 포장지 뒷면에 성분을 표기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정확한 비율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화장품 광고만 해도 연예인의 말갛고 아름다운 피부만을 보여주는 등 하나의 ‘이미지’로만 생산될 뿐, 성분에 대한 설명은 광고 속 누구도 하지 않는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소비자

중요하게 다루지 않으니 소비자들 또한 해당 성분이 얼마나 안전한지 전혀 모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만든 이미지를 믿기 때문이고, 동시에 여러 과정을 거쳐 유통되는 만큼 ‘당연히’ 피부에 좋지 않은 성분이 들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잇따른 유해 성분 검출 적발 및 환수 명령 조치들로 그 깨끗했던 이미지가 수차례 깨져 버렸다. 지난달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금속 ‘안티몬’ 허용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된 (주)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풀커버스틱컨실러1호라이트베이지’ 등 8개 업체 13개 품목을 판매 중단하고 회수 조치했다.

아모레의 경우 이 같은 일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15년 9월에는 '라네즈 제트컬링 마스카라'와 '헤라 리치 아이즈 롱래쉬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제품의 회수, 판매중지 처분을 받았다. 그다음 해 9월에는 인체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메디안 후레쉬 포레스트 치약'을 수개월 판매 후 뒤늦게 회수 조치됐다. 또한 같은 해 12월에는 식약처가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편집숍 '아리따움'에서 판매하는 네일제품인 '모디퀵 드라이어'에 대해 판매중지·회수조치 명령을 내렸다.

이 같은 사고가 끊이지 않자 엉뚱하게도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는 기업이 아닌 돈을 지불해 상품을 소비해주는 소비자가 스스로 성분을 검수하는 일을 하는 기현상까지 일어나게 됐다. 이에 화장품 성분을 해석해주는 어플이 등장했고, 여러 포털 사이트에서도 동일한 기능을 서비스하는 등 일종의 ‘습관’으로까지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하지만 하루에 쓰는 미용용품 숫자만 수십 가지가 넘는 요즘, 일일이 매번 따져보며 구매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상에 스며든 화학물질·중금속이 불러올 결과

화장품 독성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들이 있어 왔다. 또한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화장품 속에 있는 화학물질과 중금속 성분이 아무리 적은 양이어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피부로 직접 침투하기 때문이다. 몸속에 축적되면 어떤 질병으로 발전할지 알 수 없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화장품을 사용했을 때 트러블이 생기면 내 피부와 맞지 않아 그러려니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의하면 피부 트러블의 80%가량은 화장품에 들어있는 특정 성분에 의해 발생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피부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화장품 성분은 대표적으로 염화코발트, 프로필파라벤, 소르빅산, 포름알데히드 등이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규모는 9조4600억원이고, 수출액은 4조8500억원에 달한다. 3조600억원의 흑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한 시장규모가 말해주듯 화장품은 미용 보조 도구를 넘어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들어선 지 오래다.

365일 매일같이 바르고 사용하는 만큼 아무리 유해성분이 소량 들어있다 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기에 화장품 제조업체 등 기업들은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를 당하며 오명을 쓸 게 아니라, 더욱 믿을 수 있고 안전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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