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청와대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이 5일 밤에 통과됐다. 428조 9천억원 규모의 실탄이 생기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가 과연 날개를 달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정부 원안은 429조원이다. 그런데 통과된 새해 예산은 1374억 8천만원이 삭감된 428조 8339억원의다. 이는 올해 예산 대비 28조 3천억원이 늘어난 규모이고, 7.1% 상승한 규모로 2009년 10.7% 이후 최고치다.

당초 정부 제출안보다는 사회복지 면에서는 1조 4359억원 삭감됐고, 일반·지방행정은 6601억원, 외교·통일은 816억원, 보건은 696억원, 과학기술은 648억원, 통신은 40억원, 국방은 8억원 삭감됐다.

증액은 교통 및 물류 1조 1449억원,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3482억원, 공공질서 및 안전 1710억원, 문화 및 관광 1326억원, 국토 및 지역개발 1308억원, 환경 1212억원 등이다.

J노믹스의 핵심은 바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다. 때문에 공무원 증원이 가장 핵심이었고, 정부안에는 1만 2221명을 제시했다. 하지만 2746명을 축소한 9475명으로 합의를 했다.

정부가 제출한 안에는 상당히 미치지 못하는 숫자인 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2022년까지 17만 4천명의 공무원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에 상당히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평균 공무원 충원 규모가 7천명이라는 점을 살펴보면 나쁘지 않은 숫자라는 평가도 있다.

최저임금 인상분 보전을 위한 일자리 안정기금은 정부가 제시한 3조원보다 1%(293억원) 가량 줄인 2조9707억원으로 확정한데다 2019년 이후에는 내년 규모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편성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향후에도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J노믹스가 크게 후퇴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록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있었지만 내년도에는 J노믹스를 구현하기에는 크게 모자르지 않은 예산이라는 평가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정부가 감당해야 할 재정지출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J노믹스는 정부가 돈을 풀어서 소비를 촉진시키고, 그것을 바탕으로 생산을 촉진시켜서 다시 세수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이다. 그런데 만약 재정지출만 계속 되고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게 된다.

더욱이 법인세를 기업의 3천억원 초과 소득에 대한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법인세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정부는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거꾸로 기업들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법인세율은 과표 0∼2억원 10%, 과표 2억∼200억 20%, 과표 200억 초과 22% 등 총 3구간으로 나눠 적용되고 있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안에는 과세표준 2천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야 논의과정에서 최고세율(25%)은 유지하되 적용 과세표준 구간을 3천억 원 이상으로 조정하기로 합의가 됐다.

세율은 정부 안대로 25%로 높아졌지만 최고세율 적용 대상은 정부 안보다 줄어든 셈이다.

현재 3천억 초과 기업은 지난해 법인세 신고 기준 77개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 법인이 59만 개, 실제 법인세를 내는 곳이 33만 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0.01∼0.02%도 되지 않는 거대기업만 법인세 인상 영향권에 들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의 재정적자 폭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정부의 지출은 많은데 그만큼 돈 들어올 구멍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시름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그동안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법인세를 오히려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기업들이 냈다.

더욱이 전세계는 현재 법인세 인하를 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일 법인세율을 35%에서 20%로 낮추는 법안을 하원에 이어 상원을 통과했다.

프랑스 마크롱 정부도 현행 33.33%인 법인세율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25%까지 내린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법인세 실질 부담률(명목 세율에서 세액공제·감면분을 제한 것)을 최고 20%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는 27.5%였던 법인세율을 24%로 낮췄고, 영국(20%→19%), 스페인(28%→25%)도 낮췄다. 홍콩 정부도 아시아 최저 수준인 법인세율(16.5%)을 연간 순익 약 3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10%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전세계에서는 법인세 인하를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법인세를 인상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경영활동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볼멘 소리를 내놓고 있다.

더욱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는 상승하고, 규제는 그대로 있고, 세금은 더욱 물리는 형국이 되면서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J노믹스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초 일반 서민들의 소득을 늘려서 소비를 진작시키고, 그 진작된 소비를 바탕으로 생산을 늘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J노믹스의 선순환이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이 더욱 힘들어지면서 J노믹스의 선순환 구조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해외 기업이 국내에서 활동을 하면서 해외 기업으로 인한 국내 기업의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야마롤 J노믹스의 운명이 어떻게 변화가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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